장애인선수에서 전임지도자로… 장애 벽 뚫은 불굴의 사나이들

2020.06.15 04:00:00 27면

도장체, 올해부터 총 13개 종목서 전임지도자 운영
꿈나무·후보 선수 발굴-대회 경기력 분석 등 업무
코로나19 확산에 홈트 등 비대면 스포츠 활동 지원

■ 4인의 경기도 장애인 전임지도자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은 많은 제약이 따른다. 운동을 할만한 장소나 시설도 마땅치 않은데다 장애 유형에 따라 운동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체육활동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많은 장애 스포츠인들은 이같은 제약을 극복하고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있다.
장애 스포츠인들을 돕는 지도자들도 비장애인 선수를 가르치는 지도자들보다 어려움이 많다.
이 처럼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장애 스포츠인을 키워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경기도 장애인 전임지도자들이 있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지난 해부터 장애인선수의 노령화와 신인선수 발굴 정체로 선수 수급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 지도 및 발굴을 위한 전담인력을 배치하기 위해 장애인체육 전임지도자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해 육상트랙과 필드, 탁구, 조정, 스키, 배드민턴, 축구, 사이클 등 8개 종목에서 전임지도자를 운영했던 도장애인체육회는 올해 볼링, 론볼, 배구, 펜싱, 아이스하키 등 5개 종목을 추가해 총 13개 종목에서 전임지도자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전임지도자의 주요 역할은 신인(꿈나무) 및 후보 선수 발굴과 도대표 선수 육성에 관한 업무, 해당 종목 국내외 대회 경기력 분석 업무, 전임지도자 사업수행의 실적 등 보고에 관한 업무, 도장애인체육회 지시사항 및 경기력향상과 관련된 제반업무 이행 등을 맡는 것이다.
도장애인체육회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장애인 선수들과 직접 대면하고 훈련하는 방안이 어려워지자 홈트레이닝 등 비대면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는 방안을 강구해 장애체육인들의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유현대(육상), 김치영(탁구), 사성근(아이스하키), 김기홍(펜싱) 등이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소속 전임지도자로 자신들도 장애를 갖고 있지만 자신들보다 좋은 여건 속에서 많은 장애스포츠인들이 배출되길 바라며 후진 양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장애인 전임지도자를 소개한다.

 

 

육상 유현대(46) 전임지도자
발굴 선수 5명 중 2명 장애인체전서 ‘메달’


육상, 수영, 스키 등 가리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 유현대 지도자는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었다.
군 복무 중 포크레인 기술을 익혀 중장비 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유현대 지도자는 2002년 2월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장수장애를 갖게 됐다.
2년이라는 오랜 재활 끝에 퇴원을 하고 직장을 찾았지만 장애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자 당구장을 개업해 생계를 유지하던 유현대 지도자는 2008년 후배의 추천으로 휠체어레이싱에 입문, 장애인 육상 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09년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47분 만에 풀코스(42.195㎞)를 완주한 유현대 지도자는 2014 중국베이징 그랑프리오픈 휠체어레이싱 5천m 우승, 인천 장애아시안게임 출전 등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휠체어육상 선수가 됐다.
2011년부터 동계종목인 바이애슬론을 병행하고 있는 유현대 지도자는 지난 해 도장애인체육회의 전임지도자로 뽑히면서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유현대 지도자는 지난 해 190회에 걸쳐 439명을 지도해 5명의 발굴 선수 중 2명을 전국장애인체전에 참가시켜 금 1개, 동메달 3개 등 총 4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탁구 김치영(58) 전임지도자
지난해 721명 지도… 선수 7명 찾아내


김치영 지도자는 선천적으로 소아마비를 앓고 있었지만 탁구를 통해 엘리트 선수생활을 하며 장애를 극복했다.
2012년 제3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복식 2위에 이어 제33회 대회에서도 복식 2위, 단체전 1위에 오르는 등 두각을 나타낸 김치영 지도자는 2018년 도요타배 전국장애인탁구대회와 2019년 원주시장배 전국장애인탁구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한 뒤 전임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김치영 지도자는 지난 해 137회에 걸쳐 721명을 지도했고 7명의 발굴 선수 중 2명을 전국장애인체전에 출전시켜 금 2개, 은 1개, 동메달 1개 등 총 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아이스하키 사성근(53) 전임지도자
47세때 소치 동계패럴림픽  ‘최고령’  출전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소아암을 앓아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사성근 지도자는 2002년 장애인 아이스하키인 아이스슬레지하키를 시작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하며 지난 2014년 47세의 나이에 소치 동계패럴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 대한민국 선수단 중 최고령을 기록했던 사성근 지도자는 오랜 시간 강원도청 소속으로 선수생활을 하다 경기도와 전북 등에서도 선수로 활약했다.
올해 처음 경기도 장애인 전임지도자로 뽑힌 사성근 지도자는 코로나19로 아직 대면 지도를 하지 않았지만 경기도의 동계종목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펜싱 김기홍(49) 전임지도자
휠체어펜싱 女 최강자 김선미 선수 발굴


지난 2000년 근무하던 공장에서 기계에 깔려 척추를 다치면서 다리를 쓸 수 없어 척수장애를 갖게 된 김기홍 지도자는 2년 뒤 고향 선배의 권유로 휠체어에 앉아 경기를 하는 펜싱을 시작했다.
2006년 아태장애인경기대회 에페 개인전(B등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기홍 지도자는 같은 해 쿠알라룸푸르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펜싱이 인생의 전부가 될 정도로 애착을 갖게 됐다.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기홍 지도자는 국내 휠체어펜싱 여자부 최강자인 김선미 선수를 발굴하기도 했다.
올해 처음 경기도 장애인 전임지도자가 된 김기홍 지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선수들을 직접 만나 지도하진 못하고 있지만 김선미 선수 처럼 좋은 기량을 가진 신인 선수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정민수 기자 jm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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