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산책]코로나가 고마운 넷플릭스

2020.07.09 04:00:00 16면

 

 


인류 문명사에 헤브라이즘의 영향이 심대하였기에 BC, AD로 역사적 시기 구분을 한다.


21세기 역사는 세계적 펜데믹으로 BC(비포 코로나)와 AC(애프터 코로나)로 나눠도 이상하지 않다.

 

디지털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이 코로나와 함께 더 숙성되는 느낌이다.


소위 언택사회는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서울시향은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하였고 지난 4월 방탄소년단은 유튜브를 통하여 온라인 콘서트(방방콘)를 열었다. 전 세계에서 2백만명이 실시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 온라인강의, 스트리밍을 통한 미디어소비가 확산되었다. 1990년대 빌게이츠는 “미래에도 금융은 필요하나 꼭 은행일 이유는 없다”라 하였다. 교육을 위해 꼭 학교에 가야하고, 소비를 위해 꼭 시장에 가야하고, 프로그램을 보기위해 방송사 채널을 틀어야 하는 시대가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는 이러한 변화를 잘 받아들이고 있다.


코로나로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한 것은 미디어 산업이다. 넷플릭스는 2019년 12월 387만, 2020년 5월 637만의 이용자를 기록하였고 유료사용자는 328만 명으로 추정된다. 와이즈앱 조사에 의하면 올 4월 유료사용자의 카드 결제액이 439억 원으로 밝혀졌다.


2018년 4월 결제액 35억원과 비교하면 만 2년 만에 12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하였다. 올해 매출이 MBC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4분기 기준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작년 대비 40%가 줄었다. 극장은 더하다. 작년 6월 관람객이 1천11만, 올 6월 관람객은 73만이다. 넷플릭스만 날고있다. 전 세계 가입자가 1.8억을 넘는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제 젊은 세대를 넘어서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확산되어 보편적 미디어소비 행태로 자리잡았다.


지상파방송은 유튜브에 광고를 뺐기고 넷플릭스에 시청자를 뺏기고 있다. 넷플릭스발 미디어생태계의 변화는 이제 되돌릴 수 없다. 드라마제작의 경우 지상파 방송은 총제작비의 5,60% 밖에 보전해주지 못하지만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넘어서 적정이윤까지 보장해준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질 좋은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선 가입자 확보를 하고 글로벌 마케팅에 2차적으로 활용하니 콘텐츠 수급비용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프로그램 수급구조는 앞으로 더 공고해질 것이다.


올 11월이면 LGU+ 의 넷플릭스 독점계약이 종료된다. 아마 타 IPTV 사업자들도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넷플릭스는 독자적 영업 말고도 PIP(플랫폼인 플랫폼) 방식으로 고객접점을 더욱 확대할 것이다. 


정부는 국내OTT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방송통신의 M&A 규제 완화 등의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2016년 SK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공정위 심사에서 부결한지 4년만이다.


앞날을 내다보는 정책이 아쉽다.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것 보다 오래된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더 어려워서다. 머리로는 이해하나 마음으로 못받아 들이기 때문이다.


국내 미디어법체계와 정책은 융합과 디지털로 압축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대응하기에 다소 미흡하다. 융합(컨버전스)되는 미디어환경에서 산업(인더스트리)으로 착근해야 저널리즘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되는 집은 뭐를 해도 된다. 코로나의 창궐과 넷플릭스를 보면서 느끼는 소회다.

김현대 webmaster@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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