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윤 감독의 ‘그녀를 지우는 순간’이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한국 단편 경쟁 부문(코리안 판타스틱)에서 2관왕에 올랐다.
BIFAN은 지난 13일 열린 한국 단편 경쟁 부문 시상식에서 ‘그녀를 지우는 순간’이 ‘작품상’과 ‘관객상’을 받아 2관왕을 차지했다고 15일 밝혔다.
이화정 영화 저널리스트와 백재호 감독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BIFAN 박건섭 부조직위원장과 신철 집행위원장, 왓챠 박태훈 대표를 비롯해, 심사위원으로 배우 이민지와 작가 김세윤, 단편 영화 감독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그녀를 지우는 시간’은 전설의 OK컷에만 출몰한다는 편집실 귀신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속 내용을 다룬 영화다.
김세윤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의 기억에서 지워진 시간은 단 1초도 없었다”면서 “우리가 BIFAN에서 보고 싶어 하는 모든 종류의 장르적 재미가 이 한 편에 담겨 있다”고 극찬했다.
홍성윤 감독은 자신을 부족하고 미숙한 감독이라고 말하며 “영화 구석구석에 있는 스태프, 배우들이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영화를 함께 만든 이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최고의 영예인 국제경쟁 부문(부천 초이스) ‘작품상’은 ‘세 번째 인물’을 연출한 이란의 포우야 아민포우리 감독에게 돌아갔다.
‘세 번째 인물’은 정신병원을 탈출한 환자를 쫓는 경찰의 이야기를 그렸다.
강국현 심사위원은 “주인공의 내면 속 이야기로 관객을 몰아넣는 연출의 힘이 놀라운 작품”이라며 “올해 부천 초이스 단편 영화 중 ‘이야기의 힘이 가장 강력한 작품’으로 손꼽는다”고 극찬했다.
영상으로 수상소감을 보내온 포우야 아민포우리 감독은 “부천 초이스 단편 작품상이 나의 첫 번째 국제 수상이다”라며 “매우 기쁘고 영광이다. 내 경력에서 황홀한 순간”이라고 환호했다.
부천 초이스 ‘심사위원상’은 스페인 보르히아 에체베리아 라마타 감독의 ‘북극 증후군’이 수상했다.
이민지 심사위원은 “엉뚱한 상상력을 자신만의 장르영화로 표현한 오랜만에 보는 기발한 컬트 영화”라며 “BIFAN에서는 이러한 개성을 발견해주고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보르히아 에체베리아 라마타 감독은 ‘THANKS BUCHEON’으로 시작하는 영상을 통해 “매우 감사드린다. 믿을 수가 없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부천 초이스 ‘관객상’은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이관주 감독이 연출한 ‘피조물’이 받았다.
BIFAN을 찾은 이관주 감독은 “다시 한번 영화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만든 영화가 아시아에서 가장 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받아 기분 좋았는데 관객상을 받게 돼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심사위원단은 이밖에 단편의 힘을 보여준 닐 단드 감독의 영화 ‘우물’에 대해 ‘특별언급’했다.
위원단은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컷마다 가지고 있는 함축적 의미와 영화의 시적 표현이 아이러니한 비극 속으로 관객들을 더욱 빠져들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올해 신설한 ‘왓챠가 주목한 단편상’은 왕희송 감독의 ‘혈연’이 주인공이었다.
‘혈연’은 지난해 BIFAN에서 실시한 단편 제작지원 공모 당선작을 영상화했다.
왕희송 감독은 “부모님이 영화하는 일을 반대해 영화제를 끝내고 다른 직업을 알아보려고 했다”면서 “엄마한테 영화 일을 좀 더 해보겠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일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오프·온 하이브리드 영화제로 올해 ‘안전제일’을 기조로 개최중인 제24회 BIFAN은 오는 16일 폐막식에서 장편 ‘경쟁’ 부문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