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관장 윤범모, MMCA)이 24일부터 차세대 미술을 이끌 유망 작가를 발굴하고 다학제간 협업을 지원하는 신개념 공모사업 결과 보고전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을 개최한다.
‘프로젝트 해시태그(PROJECT #)’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새롭게 선보인 공모사업으로, 서로 다른 분야의 창작자들이 협업하는 형태의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다.
공모 명칭 ‘해시태그(#)’는 샵, 우물 정, SNS용 표기 등 세대, 용도, 국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사용되는 특수기호를 활용해 다양한 영역의 유망주를 선발하고 국제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뜻을 담았다.
2019년 첫 공모를 시작으로 5년 간 2팀씩 총 10팀을 선발해 창작지원금과 작업실,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첫 공모에서 다양한 영역의 지원자 203팀 중에 최종 2팀이 선정됐으며, 이들은 디자이너, 건축가,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강남버그(GANGNAMBUG)와 서울퀴어콜렉티브(Seoul Queer Collective, SQC)이다.
강남버그와 SQC는 형식과 경계를 허물고 예술의 확장가능성을 보여주는 협업 아이디어로 각각 강남과 종로3가라는 특정 지역을 소재로 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두 팀의 전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먼저 강남버그(이정우, 김나연, 박재영, 이경택)는 우리나라 경제 개발의 상징인 강남 지역이 일종의 오류(버그)라고 간주하고, 강남의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통해 동시대 한국사회 주요 쟁점을 관찰한다.
사교육 중심지 강남에서 그림조차 외워서 그려야 했던 입시관행을 상기시키는 ‘천하제일 뎃생대회’, 강남 주요 지역을 관광코스로 운행한 ‘강남버스’, 도시 건축의 시선에서 강남을 바라보는 ‘마취 강남’ 등을 공개한다.
서울퀴어콜렉티브(권욱, 김정민, 남수정, 정승우/ SQC)는 종로3가 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과정에서 밀려난 소수자들의 문제에 주목한다.
SQC는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문제적 존재로 낙인찍힌 노숙자, 탑골공원의 빈민 노인, 성매매 여성 등의 소수 집단들을 ‘도시 퀴어’라고 명명하며 이들을 일상 속 이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을 제안한다.
이에 도시와 퀴어 공간, 공동체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비롯해 도시의 특정 공간을 기록하는 문제를 담은 출판물 ‘타자 종로3가/종로3가 타자’, 웹사이트, 연대표, 사운드 설치 작업 등을 통해 도시 퀴어의 존재를 가시화한다.
이번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 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에서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으로 감상 할 수 있다.
24일 오후 4시부터 30분간 전시를 기획한 이사빈 학예연구사의 설명과 함께 강남버그와 SQC가 직접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파격적이고 개방적인 공모의 결과물을 확인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독려하고 차세대 예술을 적극 지원하는 미술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