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류인복 첫 수필집 민통선의 전설 출간

2020.07.30 13:46:35 7면

파란 하늘과 햇살 맞이하고픈 마음으로 펴내

 

 1994년 ‘인천문단’ 신인상, 1995년 ‘수필문학’ 추천, 1997년 ‘문학세계’ 신인상을 거쳐 등단한 수필가 류인복의 첫 수필집 ‘민통선의 전설’이 출판됐다. 지난 20여 년 동안 발표했던 단상들 가운데 일부를 추렸다.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도 연천에서 태어나 자라며 보고 느낀 작가의 소회가 제목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류인복의 작품을 관통하는 흐름은 ‘일상성’이다. 얼핏 일상성은 보잘것 없다. 그 속에는 억압과 박탈, 채워지지 않는 욕망, 비천한 인생이 반복된다. 요컨대 궁핍의 존속이고 부족함의 연장이다. 하지만 일상성에는 비참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온갖 창의성과 기쁨, 쾌락도 들어 있다.

 

그래서 류인복의 시선은 대부분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것들, 상처와 아픔을 지닌 사람들, 그리고 빛보다는 그늘에 더욱 집중해 있는 듯하다. 문학에서의 일상성은 언제나 일상에 의해 가려진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대담론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비루한 데에서 보편성과 일상성은 획득될 수 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러 면에서 일상성은, 류인복의 수필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더 깊은 사유의 길을 끌어올려 활성화할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닌 원리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나보다는 타자(우리), 사적인 일보다는 공적인 일을 먼저 생각하는 것 또한 이런 원리의 작용이리라.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어릴 적 고향에의 추억과 그리움, 젊은 시절의 초상, 결혼과 가정생활, 힘겨웠던 직장생활과 잊을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함을 담았다. 비록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들로만 채울 수는 없었던 날들이었지만, 작가에게는 그 모두가 삶이었고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삶이 없다.


“많은 망설임 끝에 우물 안 개구리가 바깥세상을 동경하듯, 파란 하늘과 햇살을 맞이하고픈 그리움으로 책을 내게 됐다”는 류인복 작가는 현재 인천문인협회 회원, 인천서예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인수 기자 ]

이인수 기자 yis622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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