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김종인 '신 (新) 빅2 시대’...이재명의 선택은

2020.09.08 23:00:00 1면

여의도 중심 정치 복원에 코로나19, 수해 등 민생현안 뚜렷한 행보 주목
이재명 지사 등 잠룡 '존재감 지우기' 가속화에 '공중전' 등 돌파구 모색

 

‘이재명 지우기’가 본격화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 지난 8·29 전당대회 이후 지도부를 ‘친문’이 석권하면서 이낙연 대표 중심의 친정체제가 굳어졌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아래 당명을 바꾸고 정강정책을 손보면서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이낙연, 김종인이 정치 전면에 등장하는 ‘신(新) 빅2 시대’가 개막됐다는 평가다.

 

특히 양당은 당 대표(비대위원장)를 위시한 여의도 중심 정치를 전면 복원한데 이어 코로나19와 수해 등 민생현안에서 뚜렷한 색깔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입법전쟁 등이 향후 정국의 핵으로 예고되면서 ‘이·김’ 중심의 정치지형이 공고화될 것으로 보여 이재명 경기지사 등 주목받던 대권 잠룡들에 대한 존재감 지우기가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당장 민주당은 과반을 훌쩍 넘는 60% 이상의 지지 속에 이낙연 당 대표가 선출된 이후 존재감을 분명히 하면서 ‘이낙연 시대’가 굳건해지고 있다.

 

당 대표 경선 기간 “국무총리는 2인자이지만 당대표는 일인자다. (당대표가 되면) 새로운 이낙연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던 이 대표는 전국민 지급과 선별지급이 팽팽하게 맞선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당정청 협의를 주도하면서 ‘선별지급’을 확정하며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또 이 대표는 2차 재난지원금 관련 논란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까지 확인하면서 당내 ‘친문’은 물론 전국민적인 지지세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표는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를 확대 개편, 직접 위원장을 맡아 위원회를 진두지휘한다.

 

당내 최다선인 김진표·변재일·설훈·안민석·이상민·조정식 의원, 보건복지 전문가인 전혜숙 의원. 김두관 의원 등이 공동위원장을 맡기는 등 당내 거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 ‘이낙연’ 중심의 당정청 총괄 관리와 방역, 민생 지원, 경제회복, 포스트코로나 등 차별화된 리더십 보여주기에 들어갔다.

 

국민의힘도 김종인 비대위원장 중심의 새판짜기가 안정화를 넘어 속도전 양상까지 보이면서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당내 찬반 논란 속에 ‘전권’을 위임받은 비대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장은 이후 “수권정당으로의 탈바꿈과 과거와의 단절, 미래중심의 인재발굴, 당 전면 개편”이라는 자신이 공언했던 약속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평가다. 그 결과 당 지지율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김 위원장은 정치감각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또 ‘기본소득’ 등 아젠다 전쟁에서도 보수, 진보 구분 없이 실용주의 노선을 분명히 하면서 사실상 국민의힘을 넘어 보수 원톱을 굳건히 한 상태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는 물론 2022년 대통령선거와 관련한 ‘인물론’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과시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코로나 재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돼 전국민적 지탄을 받은 광복절 집회 세력과의 단절을 사실상 선언하는 등 중도층으로까지 세를 확산하면서 ‘킹 메이커’ 역할론과 ‘후보출마론’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이낙연, 김종인을 주축으로 ‘여의도 중심의 정치’를 확실하게 복원해 정치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재명 경기지사 등 차기 대권 잠룡들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민주당 전대에서 ‘어대낙’ 속에 나름의 존재감과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속에 차기 후보 지지율 역전에 성공해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급속히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사는 대법원 무죄취지 파기환송 이후 보궐선거 관련 소신 발언과 2차 재난지원금 관련 논쟁 속에 변함없는 정책 발굴 능력과 이슈파이팅 등을 보여줬지만, 당내 열악한 지지기반을 재확인하기도 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이낙연·김종인 ‘신 빅2’ 시대 개막 속에 이재명표 정책들만 흡수하고, 당정청 우선과 국회 중심의 주요 현안 풀기, 협치 등에 대한 조율에 나서면서 한편으로는 소리없이 ‘이재명 존재감 지우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이에 이 지사가 SNS를 통한 소통과, 방송 출연 등 차별화 전략의 ‘공중전’으로 대응 중이라는 분석 속에 향후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여·여, 여·야 간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친문의 힘으로 정리되는 이낙연 대표 체제에 당정청은 물론 재난지원금 논란에 문 대통령이 직접 힘을 실어준데다 정기국회 등 ‘국회의 시간’까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정국이 이낙연, 김종인 중심으로 갈 것으로 보이기는 하다”면서도 “다만 내년 대선 경선 개시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이 지사 등 잠룡들의 정중동이 어디까지 갈 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건 기자 ]

박건 기자 90viru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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