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2층 상황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마이클 대나허 캐나다 대사, 사이먼 스미스 영국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탈석탄 동맹 가입 선언식이 열렸다. (사진 = 경기도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00938/art_16000765588387_66fbc0.jpg)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도내 기초지방정부의 장들이 ‘석탄에너지 out’을 선포하고 급기야 석탄화력발전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에는 금고를 맡기지 않겠다는 ‘탈석탄 금고’ 선언에 동참하면서, '농협' 일색이던 경기도와 도내 시·군 금고 선정이 어떻게 진행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탈석탄 금고’ 선언은 기후 위기·재난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에 금고 운용을 맡기지 않겠다는 것으로, 금고 지정 시 평가지표에 탈석탄 선언 여부나 신재생에너지 투자 실적을 반영하게 된다.
이 지사는 지난 9일 충청남도가 개최한 '2020 탈석탄 기후위기 대응 국제콘퍼런스’ 행사에서 전국 55개 기관과 함께 ‘탈(脫)석탄 금고’ 선언을 하면서 석탄에너지 제로화에 대한 의견을 공고히 했다. 도내 기초지방정부로는 수원, 고양, 화성, 안산, 광주, 광명, 하남, 오산, 이천, 구리, 안성, 포천, 의왕 등이 함께 했다.
이 같은 선언에 따라 향후 각 지방정부의 금고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유는 현재 경기도 제1금고를 맡고 있는 농협은행이 국내 한 석탄발전회사에 무려 4조 26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호솔루션이 지난 1월 발표한 ‘국내 공적 금융기관의 국내‧외 석탄금융 현황 및 문제점’ 보고서에서 농협의 모회사인 NH농협금융지주는 약 4조2600억원의 자금을, 또 민자 석탄화력사업에도 1조3226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이는 국민연금공단,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조사대상 9개 금융기관 중 가장 많은 액수로 나타났다.
'탈 석탄' 선언과 정면 배치된다.
현재 경기도와 시·군의 금고는 수원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NH농협은행이 맡고 있다.
경기도의 금고 운용 예산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쳐 31조 7000억여원에 달한다. 이중 NH농협은행이 운용하는 일반회계 예산은 27조 300억여원이다. 이번 선언에 동참한 기초지방정부들의 예산은 19조 3천억여원이다. 1년 약 3조원의 예산을 운용하는 수원시를 제외하면 16조 3천억여원이다.
만약 이들이 탈석탄금고 선언에 따라 금고를 변경하게 되면, NH농협은행은 43조원의 가용 자금을 날리게 되는 것이다.
NH농협은행이 당장 진화에 나서야 할 곳은 경기도와 화성시다.
경기도는 올해말 일반경쟁을 통해 재계약을 위한 수순에 들어간다. 화성시 역시 올해말 4년의 계약이 끝나 새로운 금고를 선정해야 할 시기다.
경기도와 화성시가 탈석탄금고 선언에 따라 금고를 변경할 지 여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석탄사업에) 이미 배정이 돼 있거나 투자가 된 자금을 회수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농협은) 앞으로는 탈석탄 흐름에 따라 석탄 투자사업을 지양하고 친환경·신재생 에너지에 투자하며 육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유진상·이지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