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경기창작센터가 기획 레지던시 입주작가전 ‘작가노트’를 온라인 전시로 마련, 28일 그 막을 올렸다.
‘작가노트’에는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펼쳐온 입주작가 16명이 작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탄생시킨 작품 15편이 전시됐다.
그 중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 몇 편을 소개한다.
먼저 이언정 작가와 서혜민 작가의 협업 프로젝트 ‘Engrave on the Sound 시리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의 리듬과 그것이 주는 감각들을 시각화한 판화 9점과 판화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재료로 만든 3개의 짧은 테이프 곡을 콜라보한 점이 흥미롭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판화 자체에서 소리가 흘러나오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소리가 색을 입은 점과 선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 그 위로 타악기의 연주와 같은 작업 사운드가 덧입혀져 시각과 청각의 공감각을 자극한다.
송성진 작가의 ‘Reincarnation..일요일’은 하나의 의식을 지켜보는 듯한 엄숙함을 전달한다.
차가운 쇳덩이로 엮은 뼈대가 여기저기 드러난 돼지의 형상이 우두커니 서 있다.
마른 흙이 바닥에 떨어진 모양이 꺼져가는 생명을 연상케 한다.
그 뒤로 영상이 펼쳐진다.
영상 속 장면에선 흙으로 빚어져 빈 땅에, 도시 한복판에,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헤메다 몸통이 모두 말라 갈라져버린 돼지상의 여정을 보여준다.
조용히 흐르던 영상은 묵직한 여운을 남기면서 끝이 난다.
박신용 작가의 ‘From Sihwa Seawall’은 시화방조제에서 바라본 ‘인천신항’과 ‘송도LNG기지’의 야경을 담은 영상이다.
검은색 바탕 도화지에 붉은색과 노란색, 푸른색 물감을 옅게 얹은 수채화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다.
멀리 불빛이 깜빡이고, 수많은 조명이 잔잔한 수면 위에 남긴 흐릿한 선이 물결 따라 흔들린다.
곤충의 울음 소리,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가 영상을 꽉 채우며 생생함을 더한다.
이밖에 다양한 주제로 작가의 개성을 담은 작품들은 재단과 센터의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채널, 네이버TV로 모두 만날 수 있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채널로는 매주 2편씩 감상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