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의원 "세종학당의 엉뚱한 교원 채용과 배치!"

2020.10.18 15:43:29

영어와 현지어 둘다 모르는 교원만 30%
일본어 특기 선발 교원을 베트남·바레인에 배치 등

 

세계적으로 한국어 학습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세종학당이 인력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수원갑) 의원이 세종학당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파견 교원 159명 중 110명인 약 70%만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전체인원의 30%인 나머지 49명의 교원은 외국어 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원 선발 자격 요건에 현지 외국어 능력은 필수 조건이 아닌 가산점만 주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발된 인력의 외국어 구사도 영어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발된 인원 중 외국어 가능자 중 영어 가능자는 62명, 중국어 및 일본어 등 기타 언어 가능자는 48명으로, 현재 전 세계 76개국에 진출해 있는 213곳 세종학당 중 비영어권 국가에서 활동하는 교원은 138명이며 전체 159명의 86.8%에 달한다.

 

반면에 영어권 국가 교원은 21명으로 13.2% 수준이다.

 

세종학당이 비영어권 국가에 다수 진출해 있지만 영어 가능자를 필요보다 3배 이상 많이 선발한 것이다.

 

이처럼 비영어권에 파견된 영어 구사자 41명의 교원도 현지에서는 외국어 능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지어 구사 불가인원으로 볼 수 있다.

 

또 선발된 외국어 구사자가 교원으로 배치된 지역에서 현지어 사용이 가능한 곳으로 배치된 비율이 17.9%이다.

 

그러나 세종학당 측은 교원의 채용 조건에 외국어 능력이 필수가 아니며, 현지 언어 구사자에게 가산점이 주어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외국어 능력이 있는 교원을 엉뚱한 나라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어 가산점을 받은 교원이 베트남이나 바레인으로 파견되거나, 인도네시아어 구사 교원은 베트남에, 중국어 특기자는 키르키즈스탄에 배치되는 등 교원의 외국어 능력과 불일치하는 국가에 파견한 사례가 총 8건이나 파악됐다.

 

파견 교원 안전성도 문제다. 파견 교원 159명 중 여성교원 1인만 파견한 비율은 26명으로 16.35%에 달한다. 파견 국가에는 인도, 멕시코, 필리핀, 러시아 등 치안이 불안한 국가가 대다수 포함돼 있다.

 

2007년 13개소로 시작된 세종학당을 올해 76개국 213개소로 늘어났다.

 

더욱이 오는 2022년까지 270곳을 늘릴 예정으로, 지난해 235억 원이었던 예산을 올해 366억 원으로 늘렸다.

 

이는 체계적인 교원 채용 시스템 구축과 없이 무작정 학당만 늘린 셈이라는 지적이다.

 

김승원 의원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해당 국가 언어 구사 능력이 없다면 교육에 한계가 있는데, 세종학당의 인력배치에 문제가 있다”며 “해외에서 한국 문화에 관심이 폭증하며 한국어 수요가 높아짐에도, 우리의 준비 부족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할까 우려스럽다. 한국어 교원의 현지어 구사자 우선 채용과 파견인력에 대한 교육 기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건 기자 ]

박건 기자 90viru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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