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들어 국군날이면서 한반도에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확진으로 한국 방문은 취소하고 일본은 예정대로 방문하며, 중국의 외교부장 왕이 방한 일정을 연기하는 등 동아시아의 외교안보 상황이 전개됨을 볼 수 있다.
이는 2019년 6월 1일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2019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Indo-Pacific Strategy Report)”를 공개로 본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하여 배경, 목표, 방법, 수단 방향을 확인하고 한국의 선택을 고려해 본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배경은 중국의 부상 및 일대일로가 미국의 對중국 정책 변화에 미친 영향을 주었으며,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트럼프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연속성 있게 변화되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전략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과 규칙에 기반한 질서 구축을 목표로 하는 미국의 대 아시아정책으로 경제개발, 거버넌스, 안보를 3대 축으로 하고 있다.
군사안보적인 면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의 목표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구축, 유지하는 비전으로 미국에 있어 최우선 전구로 간주되는 국가안보전략이며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8년 국방보고서는 미국 국익 증진을 위한 군사 전략의 핵심으로써 ‘합동군의 치명성 증대’, ‘동맹의 강화’, ‘경쟁적 공간의 확대’를 제시했다.
2019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는 이 세 가지 전략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세가지 노력선으로 첫째 ‘준비태세’는 전투 신뢰성이 높은 전력을 전방배치하고, 필요시 싸워서 이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파트너십은 기존 동맹국과의 관계는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지역 네트워크 향상’은 역내의 기존 미국 동맹국 및 파트너십을 네트워크형 안보체제로 확대시켜 적으로부터의 공격을 억제하고 역내 안정을 유지함과 동시에 공역에 대한 접근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설정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목표는 수정주의 세력인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것이다. 전략 수행 수단은 쿼드(Quad) 국가로 분류되는 미국-일본-인도-호주를 중심으로 방어선을 구축하여 중국을 압박하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이 권역에서 심화된 강대국 간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 강화하여 미국의 국익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철저한 준비태세를 통해 군사적 우위성을 유지하고 동맹국 및 우방국과의 파트너십과 네트워크를 강화시켜 도전 세력들을 억제하고 위협을 제거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동맹국과 우방국과의 공조와 상호 운용성을 중시하면서도 이들의 책임과 역할 분담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역내 미국 동맹의 중요한 축인 한국 역시 능력과 역할 분담에 대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 된다.
트럼프 행정부 대외정책의 근간인 ‘미국우선주의’와 ‘원칙에 기반한 현실주의’가 국가안보전략과 지역전략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한국이 처한 객관적인 전략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불투명하다.
북미는 관계 역사상 처음으로 양측 정상이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을 벌였으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비핵화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미국은 점점 더 한국에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중심의 안보협력에 동참할 것을 강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전략 환경 속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역내 주요 국가들의 정치・안보・경제 전략과 정책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여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외교적 선택지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대한 입장을 유보해왔으나, 2019년 7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조화로운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적으로 고립되지 않으면서도 미중 경쟁 속에서 대외정책의 자주성을 잃지 않기 위한 주도면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협력 모색을 위해서는 협력 대상국인 인도와 아세안의 입장도 중요한 바,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인도와 아세안회원국의 입장과 협력 수요를 분석하여 실질적인 협력 방향을 도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