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재조사 정치권 논란 가열

2004.07.11 00:00:00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에 대한 재조사 여부 및 조사 주체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내 논란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KAL기 폭파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황인 만큼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을 개정해 3기 의문사위의 조사 대상 범위를 `공권력에 의한 의문의 죽음'으로 확대해 KAL기 사건 등 의문사를 재조사하자는 의견이 다수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박근혜전 대표가 KAL기 폭파사건에 대한 재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등 재조사에 대한 반대 기류가 우세한 가운데 굳이 재조사를 하더라도 의문사위가 아닌 검찰이나 특검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11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예수탄생시 헤롯왕에 의한 유아 학살을 예로 들며 "민주화와 관련없이 의문사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권위주의 체제에 의해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는 신원해야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신원을 위한 제도가 만들어지면 이런 저런 사건들에 대한 재소가 있을 수 있고 조사가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천 대표는 그러나 "(KAL기 사건처럼) 특정 사건에 대한 재조사에 방점을 둔 것은 아니다"며 KAL기 사건 재조사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앞서 한나라당 박 전 대표는 지난 10일 간담회에서 "의문사위에서 간첩을 민주인사라고 하고,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KAL기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뭣 때문에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헌법에 규정된 국가 정체성까지 모호하게 해놓고서 남북정책 어쩌고 하면 국민이 안심하고 대북정책을 바라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민간단체가 제시한) 40가지 근거는 근거가 안된다. 되는 말 안되는 말 갖고 정치권이 나서는 것은 국가가 처한 엄중한 상황을 볼때 걱정이 아닐 수 없다"며 "현실의 어려움을 타파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에너지를 모아야 하는데 죽은 사람 혼령 불러내는 식으로 하면 안된다"며 반대했다.
우리당 장영달 의원과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KAL기 사건 재조사 및 조사 주체 문제를 놓고 이날 오전 MBC TV 시사프로그램에서 설전을 벌였다.
정형근 의원은 재조사가 필요치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뒤 "대통령께서 검찰총장에게 국정원 수사에 의문이 있으면 수사해달라고 하면 열흘이면 될 것이고, 부담이 있다면 특검도 좋다"며 "그러나 의문사위로 넘기는 것은 정치적 의도이고, `여러의혹이 있으나 판정 미궁'이라며 의문만 남길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영달 의원은 "검찰도 당시 사건에 관련이 돼있다"며 검찰에 조사를 맡기는 데 반대하고 "김현희는 엄청난 사건을 저질러 사형선고를 받고 한달도 안돼 특별사면을 받았는데 이는 세계 사법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남주기자 pnj@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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