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자원회수시설(이하 영통구소각장) 유지·보수 및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수원시와 소각장 인근 주민들 간의 잡음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시의원들의 의견도 분분해 갈등이 해소되기까지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러한 갈등 양상은 영통뿐만 아니라 타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번지고 있어 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 수원시의회도 유지·보수파 vs 이전파로 갈려
수원시 내의 끊이지 않는 소각장 이전 논쟁에 따라 수원시의회 의원들 사이에서도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시의원들은 크게 수원시의 입장을 옹호하는 유지·보수파와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입장을 두둔하는 이전파로 나뉜다.
20명의 시의원을 대상으로 질의를 한 결과 대보수를 답한 의원이 7명, 폐쇄 및 이전에 5명, 대답을 하지 않은 의원이 8명이다.
우선 소각장을 유지·보수해야한다는 의원들은 대부분 소각장을 수원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경우 또 다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을 것이고, 결국 수원시 전체의 갈등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영통구 소각장과 관련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자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소통과 협치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자는 의견이다.
A 시의원은 “(시가) 주민협의체하고만 소통한 것은 문제라고 보지만, 이미 유지·보수로 결정된 걸 뒤집는 건 무리라고 본다”며 “시와 지역주민들이 서로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은 물론, 우리들 스스로가 (소각장을) 지역의 혐오시설이 아닌 함께 갈 수 있는 시설로 인식을 전환시킨다면 갈등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B시의원은 “이전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돼있는 상태에서 소각장 문을 닫을 수는 없다. 보수를 통해 분진이나 오염이 안나오게 하는 것도 방안이 아닌가, 중장기적인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소각장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은 “영통 한군데에만 소각장이 있는 것은 불공평하다. 수원 외곽으로 이전해야한다”며 “수원시가 주민들을 만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 지금은 소극적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두 사안을 다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비추는 의원도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이전이 맞지만 이전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고, 당장은 대보수를 통해 오염물질을 덜 나오게 하면서 이전 부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 수원시민들도 의견 분분
이러한 입장 차이는 시의원뿐만 아니라 수원시민들 사이에도 분분하다. 혐오시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과 더불어 그럼에도 지금까지 희생한 영통 주민들을 위해 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매탄동에 거주하는 C씨는 “지역내에서 처리해야 할 것 같은데 이전을 한다고 해도 옮길 부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내 집앞에 있는 혐오시설이 싫지만, 어처피 다른 지역으로 가도 똑같이 혐오시설이다. 차라리 시설을 보완해 잘 관리한 뒤 깨끗하게 사용하는게 먼저가 아닐까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같은 매탄동에 거주하는 D씨는 소각장 이전을 강조했다. D씨는 “매탄동에 살아 영향권은 아니지만 영통에 사는 사람들은 걱정이 많은 것 같다. 검은 연기도 나온다고 하는데 당연히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시 권선구에 거주하는 E씨는 상대적으로 외곽에 있는 권선구로 소각장이 이전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밝혔다.
E씨는 “영통구 소각장을 수원 외곽으로 옮기라는 주장을 많이 한다. 막상 보면 대부분 권선구를 후보지로 두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도 수원시민이다”며 “하루빨리 해결하면 좋겠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다른 지역으로 옮기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박한솔·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