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로 기대하는 인권수사···현 검찰 어땠길래?

2020.12.16 00:00:00 3면

검찰 인권침해 사례 多
16년~20년 9월까지 검찰의 인권침해 진정사건 접수 건수는 총 737건
그 중 126건 권고 처리
전국 종교·시민단체 “인권침해 자행하는 한국 검찰은 괴물”
김민웅 “검찰개혁은 역사의 명령, 정의로운 세상 만드는 사회적 결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가시화되자 ‘인권수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 공수처 출범에 대해 “공수처가 공론화 24년 만에 출범하면 공직사회를 윗물부터 맑게 하면서 권력기관들의 상호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를 막고 비리와 유착의 고리를 단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장관도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초대 공수처장은 나쁜 수사 관행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선진 수사를 도입해 인권수사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분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추 장관의 이 같은 반응은 검찰이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 빈번히 국민의 인권을 침해해왔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본보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로부터 전달받은 통계를 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검찰의 인권침해 진정사건 접수 건수는 총 737건이며, 그 중 인권침해로 인정돼 권고가 이뤄진 건수는 126건에 달한다. 126건에 대해서는 검찰의 인권침해가 인정된 것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다른 행정기관과 비교했을 때 검찰의 인권침해 진정사건은 상당히 많은 편이다.

 

검찰 관련 인권침해 진정사건은 검사가 조사과정에서 반말을 사용하거나, 편파적으로 수사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 대질조사하면서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내용과 피의자 심문조사를 할 때 무조건 수갑을 차게 한 상태에서 조사를 하는 경우 등이 있다.

 

일례로 고소인임에도 불구하고 교도소 수용자라는 이유로 검사가 수갑을 채우고 조사를 해 권고조치가 내려진 적도 있다. 본래 수갑을 채우려면 도주 우려 등이 명백해야 하는데, 검사실 내 관행이라는 이유로 수갑을 채운 것이다.

 

이 외에도 검찰의 인권침해 의혹은 많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올해 초에 불거진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권침해 의혹 사건이 있다.

 

이와 관련 은우근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난해 10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조 전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의 인권침해 여부 조사를 촉구하는 글을 올려 22만 6434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청와대는 청원인과 동참하신 국민들의 청원 내용을 담아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국가인권위에 공문을 송부했다”고 답한 바 있다.

 

또 은우근 교수를 비롯해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 김인국 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신부, 조재건 법무법인 맥 대표변호사 등 5명은 따로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을 인권위에 제기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1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조국 전 장관 인권침해 진정 건을 조사 중이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제기한 진정 건에 대해 인권위가 조사대상이라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 밖에도 검찰의 부실수사나 인권침해가 있었던 대표적인 사례로 ▲용산참사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 ▲배우 고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사건 등이 있다.

 

검찰의 이런 막무가내식 인권침해 행태가 지속되자 여론은 들끓고 있다.

 

지난 8일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그리스도인’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머니 털어 먼지나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그들은 ‘논두렁의 시계’같은 거짓말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으로 커다란 범죄사건으로 창조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구 시대의 특권과 반칙을 역사의 쓰레기장으로 놓고 새 역사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오후 2시 민족종교인(동학) 천도교에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과 기무사 등 정보기관은 인권침해 행위를 거의 중단한 상태지만 한국 검찰은 괴물”이라고 진단하며 “재심에서 무죄가 나오는 대부분의 조작 사건들은 검찰이 범죄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작 사건들이 재심에서 무죄가 나와도 검찰의 죄를 묻지 않고 있으며 그 누구도 반성하거나 사과하지도 않는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수도권을 비롯해 영·호남, 대전·충청 등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주진우 전 기자가 진행하는 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검찰개혁은 준엄한 역사의 명령이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사회적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김기현 기자 crokim@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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