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빛 브레이킹을 향해

2020.12.23 20:00:18 3면

경기도의회 임성환 의원

 

경기도의회 임성환 의원

 

두 팔을 지지대 삼아 두발을 위로 올려 가위질 하듯 앞뒤로 가로젓는다. 머리를 꼭지점 삼아 발을 돌리는 것을 시동으로 온몸을 따라돌린다. 흡사 팽이 인간이다. 부천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종종 접했던 춤, 브레이킹(브레이크댄스)이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정식 초청장을 받았다.

 

'브레이킹'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이다. 인간이 극복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나들며, 기록에 도전하는 종목들이 즐비한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이라는 종목을 받아들인 것은 가히 혁신적이다. 우리나라 춤사위 고수들도 관심과 이목을 집중, 올림픽 무대에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브레이킹’은 1970년대 초 미국 뉴욕 길거리에서 소년들이 추던 춤이다. 자메이카 출신의 디스크자키(DJ)이자 힙합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쿨허크(Kool DJ Herc)가 음반을 틀어 돌릴 때 간주, 즉 브레이크 부분에 멈춤과 일정구간에 도돌이표를 가하는 새로운 음악장르(?)를 연출했다.

 

비트에 몸을 맞춰 리듬을 타며 춤추는 것을 ‘브레이킹’이라 했으며, 춤추는 사람을 브레이크 보이(break boy)를 줄여 남자는 비보이(b-boy), 여자는 비걸(b-girl)이라고 불렀다. ‘브레이킹’과 ‘비보잉’은 태생이 같다고 할 수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공식 명칭 ‘브레이킹’을 채택한 결정은, 그동안 올림픽이 전통을 고수한다는 비판을 불식하고, 젊은층을 올림픽에 참여시키겠다는 IOC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의 브레이크댄스 실력은 세계 정상급으로 2024년 파리 올림픽 메달을 기대해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지난 유스올림픽에서 새로운 종목으로 선보인 브레이킹이 국제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점도 정식 종목 채택의 계기가 됐다. 종주국 미국은 최강을 자처하고, 500만명의 비보이를 거느린 중국, 국가가 직접 나서 비보이팀까지 손수 만든 프랑스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그래도 우리나라 춤꾼들의 설레임을 남다르다. 2001년 브레이크댄스 첫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대회에서 전통적 가락에 한국 고유의 춤사위를 얹어 만방에 그 우수하고 화려한 기량을 떨쳐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브레이킹 세계 랭킹도 1위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2위다.

 

'브레이킹'은 음악에 맞춰 번갈아 춤추며, 기술의 난이도.완성도.창의성 등을 심사, 점수를 매긴다. '브레이킹'은 자유와 즐거움을 추구하기에 정해진 규칙과 점수로 승패를 가눈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일부 나온다.

 

그렇지만 필자는 하나의 문화에서 올림픽 정식종목 스포츠로 거듭나는 '브레이킹' 소식에 축하하는 마음이 더 크다. 브레이킹 춤사위로 우리의 젊은이들이 국가대표와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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