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되지만, 여전히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와 대형참사 등 6개 분야에 대해서는 검찰의 직접수사를 허용하고 있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론’도 일고 있으나, 민주당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추진된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검찰이 직접수사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형집행권 등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며 형사 절차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법 권한의 집중 현상은 필연적으로 권한의 남용과 부정부패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과거 발생한 국정농단 사태는 검찰권 남용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예였다.
이로 인해 검찰은 특권층에게는 부패와 반칙을 허용하고, 국민에게는 불편과 불합리, 인권침해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검찰의 권력 비대화를 방지하고자 검·경 수사권 조정을 추진했다.
수사권 조정에 따라 개정된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과 검찰을 대등·협력관계로 설정했다.
경찰에게는 수사의 개시, 진행, 종결을 포함하는 수사권을 부여해 1차적·본래적 수사권자로 설정하고, 검사는 송치 후 수사권 및 특정 분야에 대한 직접 수사권만을 예외적으로 인정해 2차적·보충적 수사권자로 규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존재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와 대형참사 등 6개 분야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찰의 직접수사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원칙적으로 경찰은 수사에 검사는 기소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경찰 수사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검사 기소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취지와는 상충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권 남용, 불공정 수사, 정치 개입 등을 막기 위한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체계적으로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포함한 ‘검찰개혁 시즌2’를 추진할 것”이라며 “더 완전한 검찰개혁 완수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작금의 국정혼란과 국론분열의 근본 원인은 따지고 보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에 있다”며 “따라서 그 해법도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제도개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적었다.
지난 17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경기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검찰개혁의 최종 목적지는 수사가 아니라 기소기관으로써 검찰의 본 모습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일종의 업무분장으로 수사와 기소로 분리해야 한다”며 “수사인력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는 제도적으로 준비해야 하고, 현재 전문성 있는 의원들과 함께 논의를 통해 설계하고 있어 내년 초쯤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론’도 일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탄핵보다는 검찰의 수사·기소 완전 분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탄핵안을 발의해 가결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탄핵은 헌법재판소의 기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도 감정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풍의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법적 명분을 철저히 쌓아야 한다”며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합시다. 개방적으로 검사와 판사를 임용합시다. 배심원제를 강화합시다. 삼권분립을 좀 더 명확히 합시다”라고 적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 탄핵에 대해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며 “국회는 (탄핵 청구 의결이) 되지만, 헌법재판소는 (인용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징계위원회에서 해임도 면직도 아닌 정직 2개월을 내린 것이 탄핵 결정에는 큰 장애”라며 “헌재 심판절차가 신중하므로 그 사이 총장 임기 만료로 탄핵사유가 종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