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개인병원 방역 구멍 숭숭

2021.01.11 06:00:00 6면

출입명부 작성·열 체크 ‘하다 말다’
“인력 부족해 지침 완벽히 못 지켜”
요양병원은 방문객 통제에 고충

 

지난 8일 오전 수원 권선동 A 피부과 의원 대기실은 수험생·겨울방학 이벤트로 각종 시술을 하러 온 이들로 시끌벅적했다. ‘거리두기 함께 해요’ 안내 문구를 가운데 의자 방석 위에 붙여두었지만 대기석이 부족한 이들은 안내문을 깔고 앉았고, 이를 제지하는 직원은 없었다.

 

또 다른 B 안과 의원 대기실은 좌석 사이 귀여운 인형을 올려둬 착석하지 못하게 하는 ‘센스’를 보였다. 하지만 인형을 비치하는 것 자체가 위반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관리예방 권고 지침에서 ‘대기 구역 내 공용 잡지, 인형 등 진료 관련 필수물품이 아닌 것은 비치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됨에 따라 방역수칙을 더욱 잘 지켜야 할 다중이용시설, 특히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이 드나드는 의료기관의 방역 관리가 느슨해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대형병원은 출입구 앞 관리인을 따로 두고 출입자 명단 작성과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을 체크하고 있지만, 소규모 개인 의원은 인력이 부족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가 개별로 체크할 수 있게 출입구 바깥에 자동발열체크 열 카메라와 전자출입명부 단말기를 설치해 놓았지만 몇 사람은 지나쳐 들어오기 바빴다. 한 환자는 대기실에서 기다리다말고 “열 체크 안하나요?”라고 병원 직원에게 되려 묻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의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권고사항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접수대의 직원이 2~3명인 곳은 일손이 달려 지침을 완벽히 지키기는 불가능해 안타깝다”라며 “관리에 조금 더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호자와 면회객이 수시로 드나드는 요양병원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요양병원은 지난해 말부터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남에 따라 각별한 방역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병원은 원칙적으로 방문객을 일체 금지하고 있지만 방문객을 아예 막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고령이거나 중증환자가 입원해있는 특성상 가족 등 면회 요청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면회가 필요한 환자에 한해 딱 1명으로 제한한 지침 역시 무용지물이다. 요양병원에 부모님을 모시고 있다는 한 주부는 “어머니가 수술하신지 얼마 되지 않아 걱정이 컸던 지난해 말 경, 옆 병실에 서너 명이 찾아와 환자와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어 놀란 적이 있다”라며 “병원 측에 항의했더니 그제서야 서둘러 이들을 돌려보내더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노약자와 환자가 오가는 의료기관의 방역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병원 종사자들의 제안을 들어 현실적이고 세부적인 방역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

노해리 기자 haeri@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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