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폭설까지 덮친 밤에 맨몸으로 조난을 당한 시민을 구조한 경찰이 화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11시 46분쯤 자정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간에 오산서 오산지구대로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동생이 술을 먹고 없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기상은 한파경보가 울린 데다, 저녁부터 1m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설이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은 이준범 경위와 박철원 순경은 날씨로 인해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재빨리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대략적 위치를 파악한 후 지구대 동료 경찰 5명과 함께 오산시 수청동에 있는 산 중턱으로 긴급 출동했다.
조명 하나 없는 깊은 산속에서도 두 경찰은 손전등 하나에만 의지한 채 주변 등산로 수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실종자 A(19)씨는 보이지 않자, 두 경찰은 수색장소를 등산로가 아닌 곳으로 확대했다.
7일 0시 20분쯤 수색장소를 넓힌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숲속에서 몸을 웅크린채 “살려주세요”리고 말하는 A씨를 발견했다.
이준범 경위는 A씨의 상태가 저체온증으로 인해 위험하다고 판단, 119를 기다리지 않고 A씨를 업은 채 대로변까지 약 100m를 하산했다.
박 순경은 이 경위가 신속하고 안전하게 A씨를 업고 내려올 수 있도록 손전등으로 길을 비추며 앞서 나갔다.
산속에서 대로변으로 나오자 즉각 인근 빌라 현관으로 들어가 동상 방지를 위해 신발을 벗기고, 이 경위와 가족이 겉옷 등을 이용해 A씨의 체온을 유지시켰다.
이후 출동한 119로 병원에 후송됐으며, A씨는 경찰에 발견된 장소까지 가게 된 경위를 모른다고 진술했다.
이준범 경위는 “다행히 (요구조자가) 빨리 발견됐고, 잘 대처해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경찰관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