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새롭게 출범한 바이든 정부와 북한의 고민

2021.02.03 06:00:00 13면

 

 

지난 1월 20일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전 세계 이목을 받으면서 출범하였다. 바이든 정부는 당면한 코로나 19 대응과 미국 경제 회복, 국제무대를 선도하는 미국 위상을 재건하겠다는 목표하에 자유민주주의 가치 공유 국가들과 동맹을 통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 대한민국을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자 동아시아 안정과 번영의 핵심축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는 미국에게 있어서도 중대한 문제(vital interests)이며 기존 한반도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면서 동맹국인 한국, 일본 등과 긴밀히 협의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적합한 방안을 찾아 보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바이든 정부가 보는 북한문제는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고 어려워서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원론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고민에 바탕을 두고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과 셜리만 국가안보보좌관, 셔먼 국무부 부장관 등 미국의 한반도정책 결정라인에 있는 핵심인사들은 북한문제에 대해 ‘북미공동커뮤니케’가 있었던 2000년 이후 직 간접적으로 관여해 왔기 때문에 북한의 본질과 협상술을 익히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북한문제에 거의 초보라고 할 수 있었던 트럼프 행정부시절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부장관과는 달리 북한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북한 문제에 드리워져 있는 한·중·일·러 등 주변국 역학관계와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 정책 검토과정에서 우리 의견을 경청하면서 오바마 정부시절 ‘전략적 인내’라는 상황관리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북한문제 해결 노력을 기대해 본다. 한국계이면서도 북한문제에 정통한 성김과 정박의 미 국무부 동아태라인 입성은 한미간 긴밀하게 조율해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북한의 경우도 고민이 깊을 것이다. 북한은 일단 1월초 8차 당대회를 통해 ‘강대강, 선대선’의 대미입장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한반도 상황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북한의 앞길을 막는 요인은 북미관계 개선 등 정치군사 요인과는 별개로 지금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있는 ‘코로나 19’ 라고 할 수 있다.

 

보건의료에 취약한 북한은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전면적인 국경 봉쇄 등 ‘셀프 제재’를 하였다. 국제사회 제재로 인해 2019년 북중간의 교역 규모가 이전 70억불에서 20억불 수준으로 급감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북한의 ‘셀프 제재’로 2019년도의 10-20% 수준으로 추락하였다. 국제사회 제제하에서도 자생력을 보이면서 북한 경제 숨통 역할을 하였던 460여개 이상의 북한 장마당 활동도 셀프제재로 인해 심각하게 위축되었다고 한다.

 

금년 들어 북한은 ‘창조, 혁신, 경쟁’을 강조하면서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의 기치하에 대내외적인 엄혹한 난관을 ‘정면돌파’한다는 자세로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관철을 위한 내부역량을 결집해 나가고 있다. ‘각성하고 각성하자’고 초특급조치로 대비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조기에 사라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당국 선택은 ‘자력갱생’외에는 없다고 하겠다. 안타깝게도 자력갱생은 명분은 좋지만 북한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서는 우리 및 국제사회와 코로나19 방역과 치료 협력 등 인도적 협력부터 시작해서 한미군사훈련을 빌미로 자해행위와 같은 도발대신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봄날을 위해 대화와 협력의 무대로 복귀하는 게 북한 당국에게는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다.

김형석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