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잎 쌈/이건행 글/디지북스/값 1500원
이건행 시인의 ‘호박잎쌈’이 전자책으로 발간됐다.
이 책을 선보이게 된 계기는 전자책 전문출판사 디지북스 시집출간 공모 당선으로, 출간 의도와 맞물려 실린 시들 대부분이 짧다.
잎이 꽃이다 / 잎 속에 꽃이 있다 / 내가 꽃인 줄도 모르고 / 얼마나 먼 길을 / 돌아왔는가
앞서 소개한 ‘꽃’은 세 문장에 다섯 행으로 이뤄졌으나 짧지만 함축적인 의미가 강한 시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출간되자마자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이 시는 고달픈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곧 고귀한 꽃이라는 의미를 전한다.
또 호박잎에서 아버지의 세상을 본 표제작 ‘호박잎쌈’과 유한한 삶 앞에서 인문학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한 ‘입동’도 책장을 넘기기 전 생각에 잠기게 한다.
이건행 시인은 “시가 어려워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지 오래된 것 같다. 쉬우면서도 많은 걸 생각할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에 담은 시들은 비교적 최근에 쓴 작품들이라고 소개하며, 쉽게 일상에서 접하면서도 그 속에 간직되어있는 속살들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꽃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잎들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같이 보통사람들 특히 어렵게 인생을 고달프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모두 꽃이라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양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이건행 시인은 첫 장편소설 ‘세상 끝에 선 여자’를 썼으며, 이 작품은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영화 ‘창’의 원작이다. 이후 시를 쓰기 시작해 성남 공단지역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시극 ‘상대원 연가’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는 경기신문에서 ‘이건행 칼럼’을 쓰며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