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과목을 선택하다보니, 자신의 선택에 책임감도 갖는 것 같아요.”
부천에 있는 모든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도입학교다. 그 중 부명고등학교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3년째 연구학교를 지내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생님들과 고교학점제 가치를 공유하고, 선생님들의 동의를 구하는 일이다. 고교학점제 일반화를 위해 선도적인 행보를 보인 부명고등학교는 도입 당시 선생님 92%의 찬성을 받아냈다. 부명고 선생님들은 도입 이후 일은 늘어났지만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목을 가르칠 수 있어 만족하고, 진로·적성에 맞게 교육을 진행하다보니 고됨보다 뿌듯함이 더 크다고 말한다.
■ 소외받는 학생 없는 ‘진로·진학 맞춤형’ 교육
정해진 시간표를 통해 한 학년을 진급하는 예전과 달리 지금 학생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 자신만의 시간표를 만든다. 이는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부명고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도입 초기에는 학생들도 이런 제도가 낯설었던 모양인지 문과·이과가 나뉘어져 관련 교과로만 수업을 선택했다. 그러나 지금은 학생들이 흥미에 따라서 과목을 선택한다. 과학을 위주로 선택하는 학생이 인문사회 과목을 선택해 듣는 것을 보면 개설된 과목의 다양성이 학생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부천 부명고는 고교학점제를 추진하면서 특색과제로 ‘최소 학업 성취수준 보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본격적으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이 학점을 따는 기준이 마련돼야하는데, 그 연구를 위해 선도적으로 학교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교과 이수/미이수의 평가 기준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과목을 이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의미한 연구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학기 초 진단평가를 통해 최소 학업 성취수준 미도달 예상 학생을 선정하고, 미도달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럼에도 미도달 된다면 해당 학생을 위한 재보충 교육도 진행한다. 부명고는 이미 3월 초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미도달 예상 학생들의 지도를 시작했다.
또 부명고는 학생들의 창의적 활동을 위해 부천에서 시행해 주도하고 있는 ‘학교자율과정’을 편성 운영 중이다. 교직원들의 사전연수부터 시작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동안 모둠을 나누고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한 뒤 활동하며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교의 적극적인 교육열에 부명고 선생님들의 업무는 크게 증가했다. 과목 개설을 통해 2과목, 많게는 3과목 이상씩 수업을 하는 교사들이 생겼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교사들이 가르쳐야 하는 부분도, 연구해야 하는 부분도 늘어났다.
게다가 교육 외 행정적인 부분까지도 교사들이 처리하고 있어 업무부담이 큰 상황이다. 본격적인 고교학점제 도입에 앞서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교사들도 힘을 내 동력을 얻어, 수업의 질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부명아카데미코스’로 연구부터 선언문 발표까지
부천 부명고는 고교학점제 말고도 다양한 특색과제를 진행 중이다. 그 중 부명아카데미코스는 부명고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문학소양을 위해 1학년 때부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연구해 연말에 선언문 형식으로 발표한다. 입학사정관에서는 널리 알려진 분야이기도 해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미술특성화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예술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미술관련 진학·진로와 연계된 심화, 집중학습 운영으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전문작가를 초대해 함께하는 체험을 통해 전문적 소양을 배우고, 부명 갤러리를 통해 작가 개인전과 교내 학생작품전을 전시해 현장감 있는 교육을 선보인다.
내년에는 과학·기술·정보교과융합중점학교를 추진해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도록 선보일 예정이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