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곳
장르: 드라마
감독: 김종관
출연: 연우진, 김상호, 아이유, 이주영, 윤혜리
“나는 텅 빈 골목들을 걸었고, 그날 밤 꿈을 꾸었다.”
김종관 감독의 ‘아무도 없는 곳’은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연우진)이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이들과 나눈 길 잃은 마음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어느 이른 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 김종관 감독은 “단 며칠동안 한 명의 인물이 여러 사연을 통과해 나가는 이야기다. 기억과 상실, 죽음, 늙음과 같은 소재를 뭉쳐 결국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소개했다.
아내가 있는 영국을 떠나 돌아온 창석은 봄에 얽힌 추억이 있는 길을 걸으며 “지금은 그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어”라고 되뇌인다. 그는 커피숍, 박물관, 카페, 바 등 익숙한 듯 낯선 서울의 여러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며 듣고, 들려준 이야기들로 완성된다.
시간을 잃은 여자 미영, 추억을 태우는 편집자 유진, 희망을 구하는 사진가 성하, 기억을 사는 바텐더 주은과 만나 점차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어차피 만들어진 이야기인데 소설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미영. 창석이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믿게 되어있어요”라고 말하자 “해보세요. 그럼”이라고 답한다.
바텐더 주은이 “술 한잔에 팔 기억 없으세요?”라고 물으니 창석은 “팔면 제 기억은 아닌거죠?”라며 반응한다.
그렇게 모인 이야기들은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모든 감정들을 끌어내며 여운을 전한다.
현실과 만든 이야기의 경계를 타고 흐르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김종관 감독은 “상실에 관심과 의미를 많이 두는 편인데 시간의 흐름, 상실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이 슬프게만 표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창석 역을 맡은 연우진의 부드러운 연기와 김종관 감독과 인연으로 미영으로 분한 아이유(이지은)의 무드가 ‘아무도 없는 곳’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