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체성 논란' 대응 양론

2004.08.04 00:00:00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4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주도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국가 정체성' 논란 등 정치 쟁점에 대한 여권의 대응 방식을 놓고 두 갈래의 기류를 보였다.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당 이미경 한명숙 두 여성 상임중앙위원이 박 대표의 정체성 문제 제기를 "적반하장"이라며 비판에 앞장선 반면, 김혁규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은 "정체성 공방에 휘말리지 말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화론'을 폈다.
이미경 위원은 "박 대표가 `헌법을 흔드는 것은 나라를 흔드는 것'이라고 했다는 보도를 보고 안하무인격의 역사왜곡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헌법을 가장 흔들었던 사람은 박 대표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인데, 헌법 파괴에 대한 한 마디 반성도 없이 헌법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고 역사왜곡이며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또 "박 대표는 한계가 있다"며 "아버지의 후광으로 정치인이 됐고 아버지에 대한 비판도 할 수 없다면 제대로 정당을 이끌 수 없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명숙 위원도 "박 대표가 참여정부를 독재체제로 몰아붙이는 것은 해도 너무하는 것이며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식의 소치"라며 "한나라당 대표가 계속 정체성 문제를 짜증나게 물고 늘어지는 것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미래 비전이나 철학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혁규 위원은 "일주일동안 지역주민들을 만났는데 국민들은 정체성이 뭔지에 대해 관심이 없고 경제가 어려워서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당이 가려운 곳이 어딘지를 파악해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치를 해야 하며, 말싸움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의 정국대응 방식을 비판했다.
이부영 위원도 "카드대란에 대한 책임을 놓고 야4당이 공동전선을 편다는 것을 보고 대단히 충격을 받았다. 야당이 파헤치자고 할 때는 당당하게 책임소재를 가리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덮고 가리고 숫자로 막는 것으로는 여당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혁규, 이부영 위원의 내부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자 신기남 당 의장은 "정쟁에 말려들지 않고 (민생경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으나, 상대방이 부적절한 공격을 해오면 최소한도로 부적절함을 지적하는 선에서 대응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남주기자 pnj@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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