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대시인의 그림] 4월

2021.04.19 06:00:00 13면

 

 

떨어진 목련은

걸음마도 못하고 죽은 아기 발바닥 같다

어떤 어미가 있어

잘 드는 칼로

죽음의 발바닥을 벗겼을 것이다

목련나무 아래 한 겹 두 겹 내려놓고

아장아장 걸어가길 한없이 빌었을 것이다

목련나무 아래 사월에는

발도 없는 아기가 와서

발바닥으로만 발바닥으로만 하얗게 걸어다닌다

 

김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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