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초등교원 83.6% “기초학력 협력교사 필요 없다”

2021.05.11 16:37:52 7면

기초학력 저하 해결 위해 지난 2월 도입
불명확한 업무 분장 등 이유 “도움 안됐다”
도교육청 “7월쯤 설문조사 실시 검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과밀학급과 기초학력 저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초등학교 기초학력 협력교사(과밀학급 정원외기간제 교사)가 학교 현장에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교원 83.6%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11일 경기교사노조에 따르면 사업 운영 학교인 114개교 교원 32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6일간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초학력 협력교사가 선생님의 교육활동에 도움이 되었느냐는 질문에 63.%가 ‘아니오’라고 했으며 ‘예’라는 답은 36.2% 였다.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 대해서는 ‘불명확한 업무 분장’(50.2%), ‘기초학력 협력교사가 배정 업무를 불이행하기 때문’(25.1%), ‘기초학력 협력교사 대신 나이스 업무지원’(10.8%), ‘기초학력 협력교사의 원격수업 지원’(30.7%) 등을 들었다.

 

이 외에도 기초학력 협력교사의 수업 운영 방식에 대해 ‘분반 운영’(9%)보다 ‘한 교실 내에서 운영’(86.1%)이 압도적으로 높아, 교실 내 밀집도 감소에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일선 교사들은 “현재의 협력교사 제도는 오히려 담임교사가 협력교사의 업무지원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협력교사에 대한 학교 업무 가이드 부재로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교사 간 갈등만 조장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제대로 된 기초학력 향상 방안으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꼽았다. 교사들은 “과밀학급과 기초학력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필연적”이라며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과 시행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기초학력 협력교사 실태도 분석했다. 초등교사자격증을 가진 협력 강사는 54.2%, 없는 교사는 45.8%였고, 연령대는 20대(14.6%), 30~40대(32.2%), 50대 이상(67.5%)으로 50% 이상이 가장 많았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이 학생의 기초학력 해결에 의지를 보인 점은 좋았으나, 학교의 희망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했거나 퇴직교원까지 배치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라며 “이제라도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기초학력 협력교사 제도가 학교에서 의미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해달라”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월 시작해 현재 운영에 주력하고 있으며 오는 7월쯤 교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실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과밀학급 및 기초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로부터 신학기 정원외 기간제 교사 630여 명을 추가로 배정받아 초등 기초학력 협력 교사(과밀학급 정원외 기간제)를 채용해 운영해왔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

노해리 기자 haeri@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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