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장곡중학교 3학년 기술시간은 목공실에서 이루어진다. 학급별 모둠으로 나눠 교탁 24개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진지하게 목공작업에 임한다. 학부모다 참석할 수 있다. 목공실에 들러 학생들의 작업을 돕는다.
학부모들은 프로젝트 수업에 몰두하는 아이들을 보며 “일반 수업이 아닌 목공 작업이 재미있느냐”라며 신기한 듯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학생들은 “우리가 직접 고른 재료를 자르고 문지르고 칠을 한 결과가 작품으로 만들어진다는 게 신기하고 뿌듯하다”, “나무 냄새가 정말 좋다”는 등 긍정적인 대답 일색이라고 입을 모았다.
목공 작업은 단순히 작품을 만들어내는 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나간 시간만큼 작업의 흔적이 결과물로 남게 됨과 동시에, 크고 작은 목공용 도구를 사용하면 서창의적인 응용 작업을 스스로 구상하며 상상력을 키운다. 또 목공 작업은 개인 작업이 아닌 모둠 별 친구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되며, 협동심과 책임감에도 도움을 준다.
현재 완성된 교탁은 교무실의 교사용 책상으로 유용하게 쓰고 있다. 이를 사용하는 교사들과 후배 학생들은 “졸업생들이 모교 장곡중에 멋진 졸업 선물을 하게 됐다”며 “학교에 방문할 때마다 진한 나무 향기와 함께 졸업생들의 목공실 작업 모습이 떠오른다”라고 회상한다.
시흥시의 지원을 받아 마련한 장곡중 목공 체험실은 마을에도 개방된다. 매일 오후 5시까지는 학생들이 사용하고,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마을주민에게 개방했다.
병철 씨는 회사에서 퇴근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퇴근하는 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목공을 시작한 후부터는 퇴근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비록 은퇴 후 제 2의 삶을 준비하기 위한 목공은 아니더라도 원목을 다뤄보는 미래를 꿈꿨던 병철 씨는 원곡중에서 그 꿈을 이룬 셈이다.
한편 초등학교에서 정서장애를 겪고 있는 시흥시에 거주하는 한 아이는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정서적 치유를 위해서 원곡중 목공 체험실을 찾았다.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목공 체험은 순간적인 집중력을 길러주는 데 효과가 충분했다. 목공 체험실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의 평온하고 행복한 모습이다. (장곡중 교육활동소식 발췌)
장곡중학교의 교육 비전은 ‘행복을 나누는 평화로운 동행’이다. 시흥시의 지원을 받은 목공예 교실을 마을 주민과 공유하며 유대감을 형성해 나가는 모습도 이의 일환이다.
장곡중은 2023년까지 연차 추진 계획으로 이를 구체화한다. 먼저 올해엔 마을과 학교의 협력적 관계를 통한 마을교육공동체 확산, 마을 및 학교 간 네트워크 구축 및 성장 아카데미, 시흥형 초중고 생애주기별 진로교육과정 개발, 학교자치의 실천을 목표로 했다.
2022년엔 마을 내 학교 간 교육과정 연계 활동 활성화를 통한 마을교육공동체 학교 내실화, 초중고 연계 교육과정 개발 운영, 시흥형 초중고 생애주기별 진로교육과정 운영, 학교자치를 통한 미래형 혁신교육 운영을 계획했다. 그다음 해인 2023년엔 마을 내 학교 간 교육과정 연계 활동 활성화를 통한 마을교육공동체 학교 모델화, 초중고 연계 교육과정 개발 활성화, 시흥형 초중고 생애주기별 진로교육과정 내실화, 학교자치를 통한 미래형 혁신교육 정착을 내세웠다.
마을 교육공동체 운영 프로젝트는 올해도 여러 형태로 지속된다. 마을 교육공동체 운영 프로젝트는 마을과 학교가 함께하는 마을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 실현, 학부모 봉사단 운영을 통한 학부모의 학교 참여 활성화 및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교육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한다.
이 중 하나로 학생, 지역주민, 학부모가 함께하는 마을축제를 오는 10월 16일 계획 중이다. 장곡동 일대에서 마을문화 전승 및 창조, 학생들의 진로 탐색 지원 등을 내용으로 소통과 문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장곡중 관계자는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장곡중과 시흥 지역사회는 배려와 나눔의 실천과 경험을 통해 더불어 즐겁게 생활하는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참여와 협업을 통한 교육으로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 교육 실현을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