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의장 사임 논란…쿠팡 "화재와 아무런 연관 없어"

2021.06.20 18:57:31

 

경기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 쿠팡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쿠팡의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화재 발생 당일 국내 법인 의장 및 등기이사 자리에서 사임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고, 노동자 안전 등 처우 문제까지 다시 대두되며 비난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쯤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12만7천178.58㎡) 이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CCTV에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처음 불꽃이 이는 장면이 찍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분 만인 8시 19분쯤 큰 불길이 잡히면서 화재 진압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으나 오전 11시 50분쯤 다시 확산하며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화재 진압을 위해 물류센터 내부로 진입했던 광주소방서 김동식 구조대장이 불길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해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쿠팡을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더군다나 화재가 발생한 날 김 의장의 사임 소식이 보도되면서 김 의장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소 다르다. 실제 쿠팡의 법인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김 의장은 지난 달 31일 이미 쿠팡의 등기임원직을 사임했다. 이후 금요일인 11일 이 내용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됐고, 다음 영업일인 14일 월요일 등기 기재가 완료됐다. 

 

통상 2~3일 후부터 외부 열람이 가능하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17일 한 언론이 이를 조회하고 김 의장의 사임 소식을 보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교롭게도 사임 소식이 화재 발생과 같은 날 발표되며 사실과 다른 오해가 양산된 것이다. 쿠팡 측도 같은 날 “11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전 의장 사임과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을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쿠팡의 노동자 안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류센터에는 많은 전기 장치가 설치된 데다 먼지까지 쌓여 화재 위험이 높은데도 쿠팡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이 없다"며 "화재와 노동자 안전에 대한 쿠팡의 안일한 태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와관련 쿠팡은 20일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화재 원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조사 결과를 통해 추가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개선하도록 하겠다"면서 "화재 예방을 위해 쿠팡의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진행해 개선할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순직한 김동식 구조대장의 유족을 평생 지원하고 장학기금을 설립하겠다는 뜻과 함께 이번에 일터를 잃은 덕평 물류센터 직원들에 대한 지원책도 발표했다.

 

[ 경기신문 = 배덕훈 기자 ]

배덕훈 기자 paladin70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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