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패싱한 GTX-D 노선, 지역 정치권 불신으로

2021.06.30 15:22:08 인천 1면

무능함 질타..."내년 대선.지방선거 때 표심으로 보답하겠다"

 “GTX-D Y자 노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정부에 GTX-D Y자 노선을 건의하면서 한 말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인천시와 다른 선택을 했다. 필수라고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로부터 외면 당한 청라‧검단‧영종 등 인천 서북부 주민들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그 책임을 묻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에게 인천 정치권에 대한 신뢰는 깨졌다.

 

 GTX-D 노선, 광역급행철도 맞나

 

국토부는 GTX-D 노선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초안대로 김포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만 신설하고, GTX-B 노선 선로를 활용해 용산역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가 제안했던 Y자 노선은 없던 일이 됐고, 강남 직결도 무산됐다. 수도권 서부권과 동부권을 잇는 동서축 연결도 물 건너갔다.

 

그 동안 국토부가 밝혀왔던 광역급행철도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는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대심도 구간으로 연결해 이어주는 교통망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확정한 GTX-D 노선은 김포 장기~인천 검단신도시~인천 계양신도시~부천 대장신도시~부천종합운동장이다.

 

물론 GTX-B 노선 선로를 활용해 용산역까지 이어지고, 부천 종합운동장역에서 서울지하철 7호선으로 환승해 서울 강남까지 연결되기는 하지만 실제 대심도 연결은 아니다.

 

 거센 지역 반발, 달랠 대안은

 

인천시는 경기 하남시~서울 남부(삼성·구로동)를 거쳐 경기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인천 작전~가정~청라~영종~인천공항, 계양~검단~김포로 갈라지는 Y자 형태인 GTX-D 노선을 제안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초안대로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만 신설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또 이에 따른 지역 반발을 감안해 대안을 내놨다.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으로 GTX-A 노선과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강남 직결 대신 인천 2호선 연장으로 김포(걸포북변역)를 경유 고양 킨텍스역까지가는 연장 노선이다. 이에 따라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의 실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인천공항철도에 시속 150㎞인 고속차량을 투입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고속 급행화가 되면 계양역에서 서울역까지 23분으로 5분가량 줄어든다. 검암역에서 서울역까지도 현재 35분에서 27분으로 단축된다. 여기에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 간 직결운행 사업에 국비를 지원할 뜻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해당 지자체 간 합의가 선행돼야 가능하다.

 

 “국토부 대안은 꼼수...지역 반발 더 커질 듯

 

국토부의 이번 발표에 인천 서북부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성난 민심을 표심으로 응징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GTX-D Y자 노선은 박남춘 시장뿐 아니라 지역 국회의원 등 많은 정치인들이 앞다퉈 관철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염불’이 됐다. 지역 정치권에 대한 불신만 증폭시킨 꼴이다.

 

서구 검단주민 A(46)씨는 “사업성이 낮은 GTX-B 노선을 살리기 위해 GTX-D Y자 노선을 죽인 것이다”며 “그 동안 서울에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아 왔다. 인천 정치권의 무능함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탄식을 쏟아냈다.

 

이어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이 대안일 수 없다. 지하철을 타고 환승해 급행철도를 타는 것이 국토부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계획인지 묻고 싶다”며 “인천에서 서울 강남을 가는데 한강을 두 번 건너라는 얘기냐”고 꼬집었다.

 

청라 주민 B(52)씨도 “인천시가 GTX-D Y자 노선을 재반영하기 위해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떠난 버스가 다시 오겠는가”라며 “정부로부터 외면당한 서구 주민들은 힘을 합쳐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민교 기자 ]

정민교 기자 jmk25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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