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10시30분 경찰과 함께 들어간 화성 동탄신도시 A주점에서는 손님과 여성종업원으로 추정되는 남녀 4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들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른 3인 이상 모임금지를 위반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업주와 지인이어서 가게를 찾았을 뿐 손님이 아니라는 말을 반복했다.
업주 역시 “영업을 종료한 상황에서 지인들과 간단히 술을 마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8일부터 문을 열수 있다고 해서 미리 장도 보고 영업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안 된다고 해서 못쓰게 됐다. 정말 속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비슷한 시각 인근의 B노래연습장은 입구에 ‘코로나로 인한 임시휴업’이라고 적힌 안내문을 부착해놨으나 손님만 받은 뒤 문을 걸어 잠그는 꼼수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6개 방 중 4개 방에는 2~3명으로 구성된 남성들이 각각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이에 단속반이 단속하려하자 한 60대 남성은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고는 “우리는 모두 백신을 맞았는데 그럼 모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무조건 규제하는 건 너무 배려가 없는 것 아니냐”고 적반하장으로 항의했다.
그 와중 복도 끝에 위치한 비상구 난간에서는 접대부로 추정되는 50대 여성 3명이 단속을 피해 숨어 있다가 덜미를 잡혔다. 나머지 2개 방에서도 여성이 2명씩 앉아 있었고, 다른 한 룸은 비어 있었으나 술을 먹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 여성들은 당초 손님이라고 발뺌하다가 일부는 결국 일하러 온 접대부라고 시인했다. 이곳 업주는 “월세 때문에 영업을 안 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된 상황 속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등 불법 영업을 이어가던 유흥업소들이 경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경찰 604명, 지자체 공무원 141명 등 총 745명과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방지를 위한 특별 단속을 벌여 유흥업소 35곳에서 업주 등 199명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업종별로는 노래연습장이 25개소로 가장 많았고, 유흥주점(7개소), 단란주점(2개소), 일반음식점(1개소)가 뒤를 이었다.
혐의별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26건(186명), 음악산업진흥법 위반 9건(13명) 순이다.
경찰은 지난 3일부터 이어온 특별단속을 유흥업소 밀집 지역(수원, 안양, 성남, 부천, 시흥, 화성)을 중심으로 오는 17일까지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대다수 업주들은 코로나 대규모 확산 위기 상황임을 인식하고 정부시책에 잘 동참하고 있으나, 일부 업주들이 안일한 방역의식을 가지고 집합제한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견됐다”며 “실효성 있는 단속 활동을 위해 단속된 업소는 반드시 지자체에게 위반 사실을 통보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코로나19 집단 감염 위험성이 높은 유흥업소 등에 대해서는 지자체 등과 협업해 단속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