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김영진 글·그림/길벗어린이/40쪽/1만3000원
무더운 날씨, 물놀이를 즐긴 후 가족들과 둘러앉아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을 먹은 기억은 잠시나마 더위를 식혀주는 순간이다.
수박을 다 먹은 후 까맣고 작은 씨앗을 화분에 심은 그린이. 열리지 않을 것이란 아빠의 말에도 화분에 심은 소중한 수박씨가 자랄 것이란 기대와 자신감으로 최선을 다해 정성껏 돌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빠 작가인 김영진 작가가 그린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이다. 그린이가 심은 수박씨가 탐스럽게 자랄 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름은 시원하고 달콤하게 보낼 수 있다.
◆도마뱀도 아이스크림을 먹나요?/에타 카너 글·제나 피에초타 그림/명혜권 옮김/푸른숲주니어/40쪽/1만2000원
뜨거운 햇볕이 계속해서 내리는 여름에는 우리들은 에어컨 바람을 쐬며 더위를 식힌다. 그렇다면 밖에서 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어떻게 이 무더위를 피할까?
삽주둥이도마뱀은 뜨거운 모래 위를 팔짝팔짝 뛰며 보내고, 코알라는 그늘진 나뭇가지에 배를 붙이고서 하루를 보낸다.
‘도마뱀도 아이스크림을 먹나요?’는 동물들 각자의 특징에 맞는 여름 나기 방법을 통해 특성과 서식 환경, 그 안에 숨어 있는 자그마한 과학 지식까지 알 수 있다.
다람쥐가 양산을 쓰고 산책하는지, 악어가 새카만 선글라스를 사는지, 개구리가 온몸에 선크림을 바르는지 아이들과 함께 알아보자.
◆우체통 토끼 윌로우/캣 민 지음 윤지원 옮김/지양어린이/48쪽/1만2500원
공원의 버려진 우체통 안에서 혼자 살아가는 겁 많은 토끼 윌로우.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우체통은 윌로우에게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보금자리다.
어느 날 우체통 안으로 밝고 둥근 달님의 모습을 엄마의 생일 선물로 드리고 싶다는 따뜻한 테오의 마음이 담긴 편지가 날아들었다. 테오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선 소심한 윌로우의 용기가 필요하다.
겁쟁이 토끼 윌로우가 우체통이라는 좁은 세계에서 벗어나 어떻게 변해가는지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을 보는 우리도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날 것 같다.
◆물속에서/박희진 글·그림/길벗어린이/48쪽/1만5000원
수영장을 가자는 손녀의 성화에 무겁고 아픈 몸을 이끌고 수영장으로 가는 할머니. 그는 집에서 가만히 이불로 몸을 감싸고 있어도 으슬으슬하고 다리가 욱신거린다.
할머니의 투정은 수영장에 도착한 후에도 계속된다. 몸이 천근만근인데 무슨 수영이냐고. 하지만 옛날엔 자신도 날아다녔다는 할머니의 주변엔 어느새 호루라기 소리와 구령소리 등 활기찬 소리로 가득찬다.
소리에 이끌려 물속에 몸을 담그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물속에선 여전히 우아한 플라밍고처럼 날 수 있다는 할머니는 옛날로 돌아간 듯 자유로운 세상에 빠져든다.
커다란 이불을 항상 몸에 말고 있던 할머니에게 더 이상 이불은 필요하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역시 자유를 느끼며, 잊고 지내던 삶의 빛나는 순간을 만나러 가보자.
◆그 공 차요!/박규빈 글·그림/길벗어린이/52쪽/1만3000원
전 세계 18세 미만 아동 중 약 1억7000만 명은 여전히 위험한 작업 현장에 투입돼 힘겹게 삶을 이어간다. 작가 박규빈의 ‘그 공 차요’는 이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아이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가죽 조각을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축구공을 만들던 아이도, 쓰레기장에서 돈이 될 쓰레기를 줍던 아이도, 카카오 농장에서 무거운 열매 자루를 옮기던 아이도, 전쟁터에서 총을 손에 쥔 아이도 축구공을 차며 어느새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따스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 공 차요’를 통해 우리가 그간 알지 못했던 사회문제인 ‘아동 노동’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건전지 아빠/ 전승배·강인숙 지음/창비/40쪽/1만3000원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인형작가, 그림책 작가로 활동 중인 전승배·강인숙의 신작 그림책으로, 원작 애니메이션 ‘건전지 아빠’의 감동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담았다.
장난감 속에서, 손전등 안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건전지 아빠. 일터에서의 힘든 하루도 집에 돌아가 사랑하는 아이들을 보면 또다시 힘이 난다. 가족 간의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원동력이란 사실을 두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전한다.
두 작가가 그린 기발하면서도 친근한 상상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을 향한 고마움과 사랑을 돌이켜 보기를 추천한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