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봉오동·청산리 전투’ 승리의 주역인 독립운동가 여천 홍범도 장군이 고국 땅에서 영면했다.
광복절이었던 지난 15일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18일 오전 10시 30분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안장됐다. 홍 장군이 1943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숨을 거둔 후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홍범도 장군은 1919년 북간도에서 대한독립군을 조직하고 국내진공작전을 전개했다. 다음해 6월 군무도독부 및 국민회 독립군부대와 연합해 중국 왕청현 봉오동에서 일본군 1개 대대를 섬멸하는 승리를 거둔 전투가 바로 ‘봉오동 전투’이다.
같은해 10월 북로군정서 김좌진 장군 등과 함께 일본군을 공격, 대규모 승전을 거둔 ‘청산리 대첩’을 지휘하기도 했다.
특히 봉오동 전투는 ‘독립전쟁의 제1회전’으로 불리는 대규모 독립군 연합부대의 첫 승전으로 의미가 크며, 이 승리를 통해 만주지역 독립군의 항일독립 의지가 크게 고무되어 이후 무장투쟁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계기가 됐다.
1931년 만주사변 이후 일본의 극동지역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소련은 한인들의 스파이 활동을 경계했고, 1937년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극동지역 한인들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홍 장군도 1937년 연해주 지역 거주 중 카자흐스탄 지역으로 강제 이주한 후 끝내 조국 땅을 밟지 못했다.
홍 장군 유해 봉환은 봉오동 전투 100주년이던 지난해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 국빈 방한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
지난 16~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국빈 방한하면서 이번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이 드디어 성사됐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지난 15일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된 후 16일과 17일 이틀간 대전현충원 현충관에 임시 안치됐다가 이날 안장됐다. 정부는 17일 홍 장군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했으며, 이는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된 이후 59년 만에 1급 건국훈장이 다시 수여된 것이다.
한편, 이날 안장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위해 카자흐스탄을 찾았던 특사단, 여야 정당 대표,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홍범도함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홍범도 장군님, 잘 돌아오셨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며 “장군이 고향 흙에 흘린 눈물이 대한민국을 더 강하고 뜨거운 나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