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오염된 땅에 공원 조성…문학산에 쓰레기 방치

2021.08.18 17:30:08 인천 1면

 

1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96-2 일원(10만 8141㎡)의 문학근린공원 조성공사 현장. 문학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옆 곳곳에 각종 쓰레기가 또 다른 산을 이루고 있었다. 폐콘크리트, 녹이 슨 철골, 지붕으로 썼던 슬레이트, 유리섬유로 추정되는 단열재, 폐가전, 생활쓰레기 등은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오전 내내 내린 빗물은 산을 이룬 쓰레기를 씻기듯 흘러내려 포장이 돼 있지 않은 땅으로 이내 스며들었다. 쓰레기를 거친 빗물은 산을 타고 승기천으로 흘러갈 터다.

 

 

각종 쓰레기로 오염된 땅에 공원이 들어선다.

 

인천시가 문학산에 근린공원을 조성하면서 1만여 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반 년 가까이 방치하고 있다.

 

문학근린공원 조성사업은 일부 지역에 산재한 불법건축물을 철거하고 대신 녹지를 조성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지난 3월 4일 착공해 사업기간은 내년 3월 3일까지 1년이다.

 

시는 무허가 불법건축물에 대한 보상 작업을 진행했고, 지난 2월 문학근린공원 조성을 위한 시공사와 폐기물처리 업체를 선정했다. 사업비는 각 10억여 원, 5억여 원이다.

 

 

하지만 무허가 건출물에 대한 철거가 시작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철거로 인해 발생된 쓰레기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1만여 톤이 넘는 쓰레기 가운데 현재까지 방출된 양은 50톤에 불과하다. 3월 이후 대부분의 쓰레기가 5개월 넘도록 방치된 셈이다.

 

이유는 황당하다.

 

당초 시가 업체 선정 공고에 명시한 쓰레기 예측치가 실제와 다르기 때문이다.

 

시는 혼합폐기물인 폐콘크리트 5308톤, 건설폐자재 3671톤, 폐판넬 1468톤, 폐합성수지 4톤 등 모두 1만 451톤을 처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폐합성수지가 200여 톤에 달했다.

 

폐합성수지는 부피가 크고 무게가 가벼워 25톤 트럭 한 대에 절반을 채 싣지 못한다. 또 재활용 폐기물이 아니라 모두 소각해야 한다. 그만큼 처리비용도 비싸다.

 

폐합성수지는 1톤 당 처리 비용이 17만 원이다. 폐콘크리트(1만 5400원)의 11배, 건설폐자재·폐판넬(3만 7500원)의 4.5배에 달한다.

 

 

시공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철거한 건축물은 50여 채다. 폐합성 수지가 예상보다 많이 나와 폐기물 업체에서 처리하지 않고 있다”며 “시도 이 같은 문제를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 월미공원사업소 관계자는 “용역을 통해 반출될 건축폐기물 양을 계산했는데 예상보다 폐합성수지의 양이 많아 처리가 지연됐다”며 “다음 주 폐합성수지를 처리를 위한 업체 선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비용은 7000여만 원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민교·조경욱 기자 ]

정민교 기자 jmk25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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