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국에서 무리한 교배를 통해 눈 없이 태어난 티컵 강아지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영국에서 초소형견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무리한 교배로 작은 크기의 강아지들이 태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장애견들이 버려지고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매체 메트로, 데일리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두 눈 없이 태어난 티컵 강아지는 생후 한 달이 지나도 몸무게가 약 450g을 넘지 못하는 아주 작은 크기였다. 또 자궁과 방광이 붙은 상태로 보호소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이 강아지는 4파운드(약 1.8kg) 이상 살이 찌면서 건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성견이 되더라도 몸집이 작은 반려견을 원하는 이들의 수요는 여전히 높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10여 년 전만 해도 찻잔 속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강아지인 티컵 강아지가 유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작은 강아지들이 선천적으로 장기부전, 호흡기 질환, 약한 뼈 등 건강상 문제가 있다고 경고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특성을 가진 개를 인위적으로 골라 교배한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난 셈이다.
잉글리쉬 불도그나 퍼그 같이 얼굴이 납작한 단두개종은 기도가 짧아 숨을 헐떡이는 등 호흡기폐쇄증후군에 취약하다. 코 모양이 뭉뚝해서 코가 자주 막히고, 심지어 콧구멍이 작아 숨을 제대로 못 쉬기 때문에 넓히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새끼의 머리가 산도(産道)보다 커 자연분만이 불가하고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서만 출산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독일어로 ‘오소리 사냥개’라는 뜻을 지닌 닥스훈트는 긴 허리와 짧은 다리가 특징이다. 굴에 숨은 오소리나 여우를 끌어내고 토끼를 추적하는데 활약했던 특징이 외형적으로 드러난다.
굴에 잘 들어갈 수 있도록 다리가 짧고,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몸은 길며 사냥감을 잘 물기 위해 입도 길다. 몸이 길어 체중조절과 운동에 신경 써주지 않으면 디스크로 알려진 추간판 탈출증 등에 걸리기 쉽다.
예쁘고 크기가 작은 강아지를 키우기 위한 사람의 무리한 욕심으로 유전질환을 갖게 된 동물들을 보면서 깊이 고민하고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