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모든 노동자가 8시간을 기본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마치 아르바이트생 고용하듯 시간으로 나눠 근무시키면 어떻게 초등돌봄교실을 책임 있게 운영하고 정상화할 수 있겠습니까?”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가 오는 19일 ‘돌봄노동자 무기한 총파업’을 선포하며 안정적인 초등돌봄교실 운영을 위한 8시간 전일제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4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초등돌봄교실 개선안’에 대해 환영한다.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돌봄을 제공하고 교사와 초등보육전담사가 맡은 바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8시간 전일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선 학비노조 경기지부장은 “코로나 시대에 돌봄교실이 멈추면 사회가 멈출 수 있기 때문에 쉬지 않고 운영돼왔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교육청은 아이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운운하면서 시간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국가교육정책에 반하고 있는 불합리한 도교육청의 태도에 투쟁을 멈출 수 없다”면서 역사상 하루 파업이 아닌 무기한 총파업을 결의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초등돌봄교실은 초등학교 내에 마련된 별도 교실에서 각 시도교육청 또는 학교에서 채용한 돌봄전담사가 방과 후부터 아이들을 돌봐주는 제도를 말한다.
교육부는 지난 8월 4일 초등돌봄교실 질 개선 및 돌봄업무 체계화를 위한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발표한 주요 내용은 ▲돌봄 수요가 높은 지역 중심으로 돌봄교실 확충 지속 ▲학부모 수요를 고려해 오후 7시까지 운영 시간 확대 추진 ▲교육청별 돌봄전담사의 적정 근무시간 확보 ▲돌봄전담사 중심의 행정지원 체계 구축 등이다.
그러나 총파업을 예고한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도교육청이 압축 노동 해방이 아닌 곱빼기 노동을 불러일으킨다며 현실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돌봄 노동자들의 근무시간 확대는 학부모도 학생들도 모두 원하는데 유일하게 일부 학교장이 반대하고 있다. 학교의 구성원은 아이들이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초등돌봄교실은 학교장이 운영을 총괄하고, 전담사와 돌봄 담당교사 등이 돌봄과 관련 행정업무 등을 분담하고 있다.
그동안 학부모의 퇴근 시간이 반영된 돌봄교실 시간 운영에 관한 요구가 있었으나, 오후 7시에 이후에도 운영되는 곳은 1만4278실 중 1581실인 11.1%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이를 점차 늘려가겠단 취지를 밝혔으나 초등돌봄교실을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면 학교마다 안전책임 문제로 부담을 느낄 수 있으므로 도교육청이 꼭 필요한 수요가 있는 학교돌봄교실만 개방하려 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날 4시간 근무를 맡고 있다는 유미향 학비노조 경기지부 용인지회 초등보육전담사 부분과장이 현장발언에 나섰다.
그는 “책상소독 하고 교실도 환기시키고 수업 준비를 하고 싶은데 현실은 꿈도 꾸지 못한다. 돌봄뿐 아니라 행정적인 업무까지 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희생을 바라시는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총파업 카드를 꺼내든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1600여 명의소속 조합원이 모두 일손을 놓고 공적돌봄 강화를 위해 나설 것이라며, 경기도교육청이 16개 시도교육청과 마찬가지로 고민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책임을 물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