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2위후보와의 원팀이 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김종인 전 국힘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하면서 이 역시 수월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국힘 경선과정에서 2위로 고배를 마신 홍준표 의원은 깨끗이 패배를 수용했다. 하지만 원팀에 대해서는 단하게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에서 저는 우리당 경선을 다이나믹하게 만들고 안개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 되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거기까지다"라며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강하게 못박았다.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의원을 향해 '선배님'으로 호칭하며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고 했지만, 단호히 거절한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하기로 한 것도 일말의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 의원과 김 위원장은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악연이 깊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홍준표 검사가 김 위원장을 구속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 위원장의 전면 등장으로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도 일단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이 '잘못된 만남'은 2011년 시작됐다.
당시 '새로운 정치'를 외치며 정치계에 등장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당시 김 전 위원장에게 정치 멘토 역할을 부탁하고 함께 했었다. 하지만 곧 치러지는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김 전 위원장이 이듬해 총선에 출마하라는 조언을 외면한 이후 계속 된 의견차로 결별했고, 불편한 관계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서로를 향해 비방을 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안철수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사이가 좋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이후 합당 논의를 하면서,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 후보와 국힘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선출 문제, 당명 선정 문제 등 각종 사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안 대표는 실익을 얻지 못한 채 서울시장 후보 사퇴만 한 셈이 됐다.
또 최근 당내 일각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안철수와 단일화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준석 대표는 '거간꾼 단속' 얘기까지 꺼내면서 이를 일축했다.
[ 경기신문 = 유진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