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지난 5일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후보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돌입했지만 2030세대의 잇따른 탈당과 양비론을 앞세운 홍준표 의원의 마이웨이 행보로 인해 현재 혹독한 경선 휴유증을 겪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특정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한 유령 당원의 정황까지 포착됨에 따라 향 후 국민의힘 대선 행보에는 적색등이 켜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19만 명의 당원이 추가로 가입해 63%대의 당원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는 일반여론조사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무려 11%나 뒤졌음에도 당원투표에서 거의 2배 가까운 몰표를 얻으며 최종후보로 결정됐다.
물론 당원투표가 자연스러운 당심의 표현이었다면 모르겠으나 만약 누군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조작됐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당심이 민심을 누른 것이 아니라 조작된 당심이 민심을 누른 것이 되기 때문이다.
연대 취재진은 최근 서울 강남의 한 빌딩에서 유령 당원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배달된 한 뭉치의 국민의힘 선거공보물을 발견했다. 해당 우편물은 총 14통으로 각기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배달됐으며 수신지는 모두 같은 주소였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전체 선거인단 216만 명 중에 145만 명이 투표를 한 반면, 국민의힘은 역대급 흥행이라는 자평에도 불구하고 선거인단 56만 명에 투표자는 36만 명에 불과했다. 이는 만약 특정세력이 3만6000명 정도의 유령 당원을 동원할 수 있다면 10% 정도의 당심은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국민의힘 투표결과를 살펴보면 일반 여론조사 환산 득표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4만 표 가까이 더 얻었지만 당원 투표에서 8만 표를 더 얻었던 윤석열 후보가 총 합계에서 약 4만 표 차이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 불법 선거를 입증할 증거 확보에도 시큰둥한 국민의힘
연대 취재진이 불법 선거의 정황일 수도 있는 선거공보물을 폐건물에서 확보하고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국민의힘 중앙당은 물론 그동안 불법적인 선거에 불만을 제기해 왔던 홍준표 캠프에서도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연대 취재진은 직접 선거공보물을 들고 중앙선관위를 방문했지만 선관위 역시 당에서 후보를 정해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전까지는 후보를 선출하는 당 선관위에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 없는 답변만을 제시했다.
정리하자면 국민의힘 선거 기간 중 유령 당원이 의심되는 증거가 확보됐지만 선관위는 당내 경선의 경우 후보들이 선관위에 등록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 선거를 관리할 권한이 없으며 결국 국민의힘 중앙당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당사의 입장은 어떨까. 연대 취재진은 지난 5일 낮 12경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국민소통팀을 거쳐 어렵게 기조국 직원과 연락이 닿았다.
국민의힘 기조국 관계자는 ”당원 가입 신청서를 낼 때 본인들이 주소와 생년월일을 적게 돼있고 주민등록초본 등을 첨부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주소를 잘못 적으면 엉뚱한 곳으로 선거공보물이 배달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원래 당원으로 등록된 후 3개월 치 당비를 내야 책임당원으로 선거인단이 되지만 이번 경선 기간에는 예외로 1달 치 1000원의 당비만 내면 책임당원으로 승격을 시켰다“고 밝혔다.
또 그는 ”당원에 가입하려면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불법선거의 확률은 희박하다“면서 ”다만 지적하신 유령 당원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다 자세히 살펴보고 연락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예외적으로 당규를 변경해 1달 치 1000원의 당비만 내면 책임당원으로 투표권이 주어진 탓에 경선 기간 중 19만 명의 당원이 추가로 증가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또한 특정세력이 조직을 동원해 3~4만 명의 유령당원을 가입시키고 투표를 하게 되면 당원투표 결과의 10% 정도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연대 취재진의 최영민 감독은 ”기조국 직원의 얘기는 원칙을 얘기한 것으로 당연히 핸드폰을 개통하려면 본인이 신분증을 지참하고 본인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지금도 계속해서 음성적으로 본인확인 절차 없이 대포폰 개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유령 당원의 투표 가능성에 대해 점검을 하고 연락을 주겠다면 국민의힘 기조국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
[ 경기신문 = 심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