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까지 올라왔으니 물러설 수 없죠. 꼭 우승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 오른 ‘강호’ 수원 유신고등학교의 이성열(66) 감독이 정상 재탈환의 의지를 내비쳤다.
유신고는 14일 이 대회 준결승전에서 만난 강릉고를 4-0으로 꺾으면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2005년 첫 우승 이후 16년, 2014년 준우승 이후 7년 만에 재차 ‘우승’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
이 감독은 15일 경기신문과 인터뷰에서 “2005년 마지막 우승 이후 이 대회에서 준우승도 한 번하고, 작년에는 4강까지 올라갔다”며 “저보다도 아이들이 더 (우승)하고 싶어 하는 의욕이 강한 데다가 집중도 잘 해주고 있어서 결승전에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신고가 결승까지 오르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사실 부상을 당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선수들이 많아 전력을 완벽히 갖춘 상태는 아니다”라며 “심지어 학교가 수도권에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이 많아 훈련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의 사정도 모두 비슷할 것”이라며 “(악재 속에서도) 우리가 결승까지 올라온 건 우리 선수들이 잘해주고, 승운이 따라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결승까지 올라왔으니 물러설 수 없다. 꼭 우승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선수들에게도 ‘너희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는데, 우승으로 보상받자. 그러기 위해선 마지막 경기에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얘기하며 동기를 부여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될 수 있으면 결승전은 오로지 선수들에게 맡겨 최대한 심적 부담을 덜어주려고 한다”면서 “모두가 에이스인 우리 선수들이 ‘기필코 우승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어 사실 걱정은 없다”며 웃음을 지었다.
유신고는 16일 오후 2시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서울의 명문’ 덕수고등학교를 상대로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유신고는 이날 오전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한 뒤 상황에 맞게 전략을 세워 덕수고를 상대할 계획이다. 만약 유신고가 이날 우승컵을 거머쥐면 이 대회 통산 2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결승 상대인 덕수고는 1994년과 2006년 이 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한 데 이어 2007년 준우승까지 차지한 강팀으로,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이와 관련 이 감독은 “결승전에서도 예전부터 써오던 방법으로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것”이라며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 한 게임에 모든 걸 쏟아부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71년 처음 열린 봉황대기는 유일하게 지역 예선 없이 전 고교팀이 참가하는 전국대회로, 올해는 스포츠클럽 6개 팀을 포함해 역대 최다인 전국 84개 고교가 참가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