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선수단 불화설까지 불거진 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이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해임했다.
IBK기업은행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팀 내 불화와 성적 부진 등 최근 발생한 사태와 관련, 팀 쇄신 차원에서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배구단 단장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4월 서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IBK기업은행에는 2020 도쿄올림픽 4강 멤버 김수지와 김희진, 표승주가 뛰고 있어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컸다.
그러나 IBK기업은행 개막 후 7연패를 당했다. 현재 1승 8패(승점 2)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 불화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팀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주전 세터 조송화가 팀을 무단으로 떠난 뒤 돌아오지 않고 있고, 김사니 코치는 구단에 사의를 표명했다가 철회했다.
이는 고질적인 왼무릎 부상을 안고 있는 조송화와 서 감독의 갈등이 극에 달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12일 KGC인삼공사전 작전 타임을 요청한 서 감독이 조송화를 향해 “웬만하면 (오버핸드로) 토스해. 왜 자꾸 언더(토스)해?”라고 하자, 조송화는 “실수요”라고 퉁명스럽게 답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경기 이후 팀을 이탈했던 조송화는 구단의 설득으로 선수단에 재합류했으나, 16일 페퍼저축은행전이 끝나고 다시 숙소를 떠났다.
이에 대해 서 감독은 지난 20일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조송화에게 (불만의 이유를)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한다. 대답하기 싫은 것 같다. 연패를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 그걸 푸는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IBK기업은행은 “조송화가 선수단에 ‘(팀을 나간다는) 얘기를 하고 나갔다’며 무단이탈이 아니다”라고 그를 감쌌다. 그러면서 선수와 코치 면담 등을 통해 진상조사를 진행, 팀 쇄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자 IBK기업은행은 돌연 사령탑 해임 카드를 꺼내듦과 동시에 조송화에게 중징계를 내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IBK기업은행은 “팀을 이탈한 조송화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조송화는 팀에 복귀할 경우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 감독에게 반기를 들고 팀을 떠났던 김 코치는 되려 감독대행에 올랐다. 오는 23일 흥국생명 원정경기부터 팀을 지휘한다.
이와 관련 IBK 기업은행은 “이탈 선수가 발생한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한 김 코치에 대해서는 ‘팀 정상화를 위해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다”며 “당장 다음 경기가 이틀 뒤에 열려 우선은 현재 코치 중 최선임인 김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감독 선임 등 팀 정비, 기강 확립, 선수들 영향 최소화 등 방안을 마련해 배구단이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 및 지나친 욕설은 선수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니 자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