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대시인의 그림] 한반도 – 종전선언을 위하여

2021.12.14 06:00:00 13면

 

 

곡예는 완성된 기술이 아니라 끝나지 않는 훈련

머리카락 위를 전차처럼 전진하는 마음

바늘 끝에 선 낙타가 세계를 긴장시킨다

슬픔을 쌓아 도달한 높이에

본 적 없는 우아한 자세를 전시한다

길에서 길을 뽑아 촘촘한 안전망을 허공에 설치하는

곡예는 신에게 드리는 경배

실핏줄처럼 번진 수많은 갈래 중에

고난을 걸어간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기울어지고

냉정해지기 위해 불을 삼킨다

한 발도 놓치지 않고

칼날 위에 대평원을 건설하는 중이다. 곡예는

김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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