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도 감동도 없었다…인재영입 '재미' 못 본 여야

2022.02.02 09:35:18 3면

여야 막론 '영입 인재' 활약 없이 각종 의혹에 '낙마' 상처만
"유권자 수준 높아져 선거용 반짝 효과 없어…평소에 영입해 육성해야"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눈에 띄는 영입 인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신한 인재를 발탁해 '선거 흥행'과 외연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수단으로 쓰였던 '영입 정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회의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여야의 일부 영입 인재가 이번 대선에서 각종 구설로 연달아 낙마하면서 오히려 '플러스'보다 '마이너스'로 작용했다는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실제로 여야 모두 이번 대선 과정에서 영입 인재가 가족사, 막막 논란 등에 휩싸이며 중도 하차하는 일을 겪으면서 오히려 영입이 리스크로 작용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데뷔 사흘 만에 낙마한 '1호 영입인재'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가장 뼈아픈 아픈 기억이다.

 

조 전 위원장은 육사를 나온 군 출신이자 30대 워킹맘으로서 민주당의 약한 고리를 이어줄 인재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개인사가 입길에 오르자 스스로 사임했다.

 

이후 '청년 과학인재'로 영입된 김윤이씨는 선대위 합류 전날까지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를 타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이후에도 꾸준히 고3 학생, 뮤지컬 배우, 원자력 전문가, 청년 농업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영입했지만, 유권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가 없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선대위 관계자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모든 인재 영입이 다 성공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이 없다"며 "조 위원장이 가장 주목을 받았지만, 유권자들의 마음과 괴리 때문에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민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선대위 전면 해체 직전까지 영입 인사들로 인한 잡음에 시달렸다.

 

청년 표심 확대를 노리고 영입한 '비니좌' 노재승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과거 극우 성향 막말 논란 끝에 스스로 물러났고,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피부과 전문의 겸 방송인 함익병 씨는 공동선대위원장 내정 단계에서 하차했다.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했던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페미니즘, 노동계 등 현안에서 당내 노선과 결이 다른 과거 행적을 두고 내부적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고, 결국 보름 만에 자진 사퇴했다.

 

야권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여야를 막론하고 외연 확장에 조바심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재 영입을 통해 극적인 효과까지 더해지니, 상대적으로 '쉬운 길'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입 인재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는 늘 존재했던 만큼 몇몇 부정적인 사례로 인해 영입 제도의 순기능이 평가절하돼선 안 된다는 시선도 있다. 이번 대선 자체가 외부 영입 인재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보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후보자가 기성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경우 인재 영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이번 선거는 유력 후보들이 불확실성, 불안전성, 불투명성이라는 특징을 가진, 후보자 중심의 대선"이라며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자부터 제대로 검증이 안 됐는데 인재 영입을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배 소장은 "더구나 과거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유권자들 수준이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더 이상 선거 때 표심만 노린 인재 영입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며 "평상시 원칙에 따라 인재를 발굴해 당내에서 육성하고, 그 인재들이 선거 때 활약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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