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워진 택시업계가 카카오T를 비롯한 호출플랫폼의 시장 장악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경기도 지역 택시 운전자 수는 3만8594명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1월 말 4만2069명과 비교했을 때 3475명이 감소한 수치다.
택시업계는 2년 이상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업계를 떠난 기사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되며 새벽 할증 영업이 불가능해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도내 A법인 택시 소속 운전기사 B(60)씨는 “일일 사납금이 14만원 정도 하는데 이걸 간신히 채울 때가 많다”라며 “차라리 배달 기사로 가는 게 더 낫다고 해 전업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것도 젊은 사람들이나 가능하지 우리 나이대는 어렵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여기에 호출 앱 ‘카카오택시’는 또 다른 부담으로 이어진다.
도내 법인 택시의 경우 카카오T 가맹 택시 가입률은 낮지만, 대다수가 목적지 주변 호출을 빠르게 확인하는 ‘프로멤버십’을 이용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택시의 프로멤버십은 월 3만90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도내 C법인택시 운전기사 D(55)씨는 “택시 이용객들이 카카오택시를 많이 이용하다보니 멤버십 가입을 안 할 수가 없다”라며 “업계 반발로 요금을 낮췄다고는 하지만, 당초 무료서비스에서 시작했던 호출 서비스였지 않냐. 이렇게 시장이 커져버렸는데, 또 다른 멤버십 상품이라고 해놓고 기사들의 가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심도 든다”라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택시는 택시기사와 이용객 간 호출 중개 서비스로 편의를 증진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각종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도 직면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택시가 자사 가맹 택시와 일반 중개 호출 제휴 택시 간 불공정 배차 의혹을 제기했고, 프로멤버십 역시 가입자와 비가입자를 나누며 갈등을 일으킨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은 지난해 11월 성명을 발표하고 “카카오의 가맹 택시에 호출 몰아주기 등 불공정 배차 문제에 대한 상시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프로멤버십) 역시 이익보전을 위해 가입자 우대 정책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택시업계를 동등한 사업 파트너로 존중한다면 택시 가족을 갈라치는 프로멤버십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사 우대행위에 대한 처리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박해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