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비백인·퀴어·장애인…소수자 아우른 오스카

2022.03.28 14:43:33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온, 감독상으로 28년 만에 2번째 오스카
기술상 부문 휩쓴 '듄' 6관왕으로 최다 부문 수상

 

불과 몇 년까지만 해도 '백인 남성 위주'로 비판받던 아카데미가 올해 시상식에서는 여성과 비백인, 성 소수자와 장애인을 모두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무대로 불러올리며 다양한 소수자를 아우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화에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안기면서 보수적인 아카데미에 남아 있던 마지막 장벽까지 허물었다.

 

최고 영예인 작품상은 지난해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에 이어 다시 한번 여성 감독의 작품인 '코다'에 돌아갔다.

 

여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건 캐서린 비글로 감독의 '허트 로커'(2008)와 '노매드랜드'에 이어 세 번째다.

 

'코다'를 연출한 션 헤이더 감독은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작가 출신으로, 농인 가족을 연기하는 농인 배우들과 소통하기 위해 직접 수어를 배우기도 했다.

 

농인 캐릭터인 주인공 루비의 가족은 모두 농인 배우들이 연기했고, 루비의 아빠 프랭크를 연기한 트로이 코처는 영국 아카데미, 배우조합상,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 남우조연상을 휩쓸고 오스카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농인 캐릭터를 연기한 농인 배우의 오스카 수상은 '작은 신의 아이들'(1986)의 말리 매틀린 이후 코처가 두 번째다.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윤여정은 수어로 수상자를 호명했고,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 대신 양손을 '반짝반짝' 흔드는 수어로 축하를 보냈다. 헤이더 감독이 각색상을 받을 때도 수어 통역사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할리우드에서는 최근 '이터널스', '콰이어트 플레이스' 등의 영화에서 농인 캐릭터를 실제 농인 배우가 연기하며 '당사자성'을 부여하며 장애인 배우들의 입지를 넓혀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앞서 '코다'의 작품상 수상을 예측하면서 "할리우드는 과거에는 장애를 연기하는 비장애인 배우들에게 상을 줬다"며 "'코다'가 상을 가져간다면 영화가 변화하는 세상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감독상을 받은 제인 캠피온 감독도 새 기록을 썼다.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두 번 오른 유일한 여성 감독이자, 캐스린 비글로, 클로이 자오에 이어 감독상을 받은 세 번째 여성이 됐다. 캠피온 감독은 '피아노'로 각본상을 받은 이후 28년 만에 두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안았다.

 

'킹 리차드'에서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를 역사상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길러낸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를 연기한 윌 스미스는 '알리', '행복을 찾아서'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끝에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남우주연상을 받은 역대 다섯 번째 흑인 배우다.

 

'타미 페이의 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제시카 채스테인은 지난해 '노매드랜드'의 프랜시스 맥도먼드에 이어 자신이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로 주연상을 받은 두 번째 여성 배우가 됐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아니타를 연기해 여우조연상을 받은 라틴계 배우 아리아나 드보스는 공개적으로 성 정체성을 밝힌 퀴어로서 첫 아카데미 수상자가 됐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한 '엔칸토'가, 장편 다큐멘터리상은 흑인 커뮤니티를 다룬 음악 다큐 '축제의 여름(…혹은 중계될 수 없는 혁명)'이 차지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기술상 부문과 미술상, 편집상, 음악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이 최다 부문 수상작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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