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관리부터"…아직 야외에서도 마스크 안쓰기는 부담

2022.05.09 07:26:41

직장인·대학생들 헬스·요가장 문의 '폭증'…과도기적 현상 분석

 

이달 2일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대학생 김모(27)씨는 최근 인터넷으로 대용량 마스크를 추가 주문했다.

 

코로나19로 '집콕'하는 동안 급격히 살이 쪄서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최근 찍은 증명사진을 보니 턱선이 사라지고 코도 뚱뚱해져 마스크를 벗기 싫었다"며 "원격 수업만 듣는다고 집에만 있어서 살이 찐듯해 집 근처 산으로 등산을 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면 활동이 줄었던 약 2년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나 급격한 일상회복 기조를 맞자 이처럼 '외모 관리'에 부담을 느껴 마스크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1년 차 직장인 김모씨는 9일 "마스크를 벗고 다니려면 살을 먼저 빼야 할 것 같아서 퇴근 후 러닝을 하고 있다"며 "여자친구도 사귀어야 하는데 살진 모습으로는 호감을 얻기 어렵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실제 코로나19 유행기 동안 사람들의 신체 활동량이 줄고 배달 음식 등 간편식 섭취가 늘어난 탓에 이 기간 비만율도 다소 높게 집계됐다.

 

지난 4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kg/㎡)가 25 이상인 비만율은 32.2%로, 전체 응답자의 세 명 중 한 명은 비만이었다.

 

헬스장이나 요가·필라테스 등 실내 체육시설에서는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데 이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없어지자 개별 PT(personal training)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회원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동구 암사동의 한 헬스클럽 지점장인 이모씨는 "하루 이용객이 4월 평균은 350명 정도였다면, 마스크 해제된 5월 초 400명 이상으로 증가했고, 문의 전화도 대폭 늘었다"며 "대부분 다이어트로 오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체중뿐만 아니라 피부를 비롯해 이목구비를 갑자기 노출하는 데 따르는 부담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상상한 얼굴과는 달라 실망스럽다는 의미의 신조어 '마기꾼'(마스크+사기꾼)도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중학교 교사인 송모(25)씨는 "학생들이 마스크 위의 눈만 보고 '선생님 예쁘다'고 하니 벗기가 영 부담스럽다"며 "며칠 전 반 아이들과 한강으로 야외 소풍을 갔는데, 아이들 시선에 마스크를 내려놓기가 너무 망설여졌다"고 토로했다.

 

대기업 직장인 2년 차 김연수(26)씨는 "과거 여드름으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코로나 시기에는 가리고 다니니 피부과를 거의 안 갔었다"며 "마스크 착용 지침이 완화된 후로는 신경이 쓰여서 다시 예약할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마스크를 껴 자신을 노출하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 혹은 개인주의적인 문화가 심화한 상황"이라며 "우리 공동 공간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로부터 오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실내에서는 아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오랜 기간 마스크를 착용하다가 벗으려니 과거에 안 보이던 (외적) 약점이 더 보이는 분들도 계시긴 할 것"이라면서도 "실내에서 아직 쓰고 있기 때문에 과도기적 성격이 강하다고 보며, 코로나로부터 궁극적으로 벗어난 상황에선 모두 벗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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