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장기화 악화일로…국민의힘 ‘합의 뒤집기’·국토부·노동부 ‘팔짱’

2022.06.13 18:36:33 1면

화물연대-국토부 4차 교섭 결렬…국토부·노동부, 정권 눈치 보느라 수습 뒷전
화물연대 “국토부·국민의힘, 사태 해결 의지·책임 없어…총파업 지속할 것”
국토부 “이번 사태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계속 대화할 계획” 원론적 입장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만나 네 번째 교섭을 가졌지만, 최종 타결직전 국민의힘이 돌연 잠정합의를 번복해 교섭이 결렬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산업계 피해 규모가 약 1조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만한 합의와 물류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해법을 촉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 해법 못 찾는 정부, 파업 장기화 불가피

 

13일 화물연대와 국토부는 주말인 12일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 30분경까지 약 8시간 넘게 4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어젯밤 9시 30분경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품목 확대 적극 논의 약속을 담은 합의안에 잠정 합의해 정부와 화주단체(무역협회, 시멘트협회)·국민의힘과 함께 4자(국힘·국토부·화물연대·화주단체) 공동성명서를 내기로 했지만, 국민의힘이 ‘공동성명서 자체에 불가능’하다며 번복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 30분경 국토교통부는 먼저 제안한 4자 협의가 불가능하다”며 “화주와 국민의힘을 제외한 ‘국토부-화물연대’ 양자 합의를 일방적으로 주장했고, 심지어 4자간 공동성명서 합의 내용보다 후퇴한 안을 일방적으로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4차 교섭에서 국토부가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고,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질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무기한 총파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화물연대가 공개한 합의안은 실무협의 과정에서 논의된 대안이며, 관계기관 간 협의된 최종 합의 내용은 아니다”며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계속 화물연대와 지속적으로 대화할 계획이다”고 입장을 내놨다.

 

◆ 尹 ‘자율 해결’ 언급 후 정부부처 ‘눈치보기’

 

노동계와 분쟁 조정 역할을 맡아야 할 고용노동부는 방관자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예고돼 있었음에도,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한다며 스위스 제네바로 출국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번 파업사태는 통상의 노사 문제와는 차이가 있다”며 “단순한 노사 협상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안전운임제 정책이 주된 쟁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노정 교섭 난항은 사실상 예고된 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자율 해결'을 언급하면서 이후 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화물연대는 노정교섭을 부각하고 있기에 정부의 소극적 대응에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산업현장의 신음도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주요 업종에서 파업 후 6일간 총 1조6000억원 상당의 생산·출하·수출 차질이 발생했다. 산업부는 이번 물류 차질이 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평가했다.

 

◆ 산업통상자원부 “총파업 인해 주요 업종서 1.6조원 피해 추정”

 

분야별로 자동차 업계는 부품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54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해 총 2571억원(승용차 평균 판매가격 4759만원 기준)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철강 업계는 육상 운송을 통한 제품반출이 제한되어 총 45만t(톤)의 출하 차질이 발생했는데, 철강 제품 평균단가(t당 155만원) 기준 6975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경우, 재고 적재공간 부족으로 13일부터 선재·냉연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여수·대산 등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제품반출이 제한되면서 5000억원 상당의 제품 출하 차질이 발생해 일부 석유화학 업체는 금주부터 생산량 축소할 예정이다.

 

시멘트 업계는 평시대비 90% 이상 출하가 급감해 총 81만t의 시멘트가 건설 현장 등에 공급되지 못해 752억원(평균단가 t당 9만2000원 기준) 규모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시멘트 업체들은 이번주 중으로 대부분의 공장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전국 산업현장, 물류 피해 ‘아우성’ 

 

타이어 업계도 약 64만개(570억원 상당)의 타이어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었다.

 

산업부는 이번 물류 차질이 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일 오후 5시부터 13일 오전 10시까지 집계한 인천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75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전달 동시간대 기준 5048TEU의 14.8%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어▲부산항 40.0%, ▲경인항 33.9%, ▲목포항 15.3% ▲마산항 6.0%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평택·당진항과 광양항, 울산항, 대산항, 포항항, 동해항의 경우 컨테이너 반출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영진 산업부 1차관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상승 등 복합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국민경제와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조속하고 원만한 합의와 물류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정창규 기자 kgcom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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