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짜리 장학사, 학생들에게 도움 안돼”…교육현장 반영 못하는 경기도교육청

2022.07.07 06:00:00 6면

교육청, 비교과 임기제 장사학사 선발 볼멘소리
교원정책과 “상황에 맞게 장학사 선별…차별 아니야”
보건교사회 “비교과 교사에 대한 차별과 홀대 당장 멈춰라”
전문상담교사 “전문성 갖춘 전문 장학사 현장 지원 절실”

 

“도교육청은 비교과 교사에 대한 차별과 홀대를 당장 멈춰라.”

 

경기도교육청이 비교과 계열만 3년짜리 임기제 장학사로 선발한 것과 관련 비교과 담당교사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6일 경기신문 취재결과 최근 경기도보건교사회와 경기도전문상담교사협회는 경기도교육청이 비교과 계열만 임기제 장학사로 선발한다고 공지함에 따라 항의의 뜻을 밝히고 ‘임기제 전문직 선발(3년)’ 철회를 위한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임기제 장학사’란 교육현장에서 전문성이 축적된 현장 교사를 선발·임용해 장학사·연구사로 활동한 후 임기 3년이 종료되면 본래 직위로 복귀하는 제도다.

 

이번 장학사 임용은 비교과 교사들에겐 8년 만에 온 기회다. 그동안 교육청은 지난 2014년 장학사 선발 이후 비교과 계열 장학사를 선발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일 교육청은 누리집 통해 ‘2022년 경기도교육전문직원 공개전형 시행요강’에서 비교과인 보건‧영양‧전문 상담‧예술 창작 4군 계열을 3년직 임기제 장학사로 선발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영실 경기도전문상담교사협회장은 “지난 2일 도교육청이 비교과 계열 전문직을 기존 전문전형(5년)이 아닌 임기제 전형(3년)으로 선발할 것을 발표했다”며 “전문상담 장학관도 없는 실태에 임기제 전형 선발은 책임감 있는 상담과 위기지원 정책을 펼칠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천아영 보건교사회장도 “보건교사는 장학사로 5년간 경력을 쌓는 것이 유일한 승진 방법”이라며 “기간이 짧고 경력 인정이 안 되는 3년짜리 임기제 장학사(비교과계열) 선발은 일반 교과 교사와 평등한 승진기회를 주지 않는 분명한 차별이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비교과 계열 장학사만 임기제로 선발하는 것은 오해라고 못 박았다.

 

경기교육청 교원정책과 담당자는 “장학사는 계열이 아닌 부서별 업무에 맞게 선발한다”며 “상황에 맞는 인원을 배치하기 때문에 비교과 계열이라고 임기제로만 뽑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실제 교육청은 지난 2020년 교과 계열 교사 대상으로만 교육지원청‧센터에서 근무할 약 20명의 임기제 장학사를 선발했고 2019년에는 약 60명을 선발했다.

 

또 임기제 장학사로 부임했던 교사는 교육청‧지원청 보다 현장에 적합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 교육청의 입장이다. 장학사로 3년 동안 복무한 경험이 교육 현장에서 위기상황 해결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비교과 담당 교사들은 위기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교육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있다.

 

 

용인홍천고등학교 김영신 전문상담교사는 “경기도 청소년 자살이 연간 30명씩 나오고 우울증 저연령화로 초등학교에서도 위기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간이 짧은 임기제 장학사가 도내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를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지원청이 지역 학교의 전체적인 체계를 구축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한 상황”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교육청 장학사의 현장 지원이 절실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보건교사회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심각했지만 교육지원청에서 지시사항이 내려오지 않아 보건교사들끼리 의논해 지침을 만들었다”며 “현 상황에서 임기제 장학사가 비교과 계열이 현장에서 갖는 위기상황을 다루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교육청 학생생활인권과에 따르면 도내 학생들의 위클래스(교내 상담교실) 학교 상담은 지난 2019년 14만 2693건에서 2020년 20만1541건, 2021년 47만 4415건으로 매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도내 전문상담교사는 겨우 1359명으로 전체 2426개 학교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다. 전문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을 돌보기에 턱없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또 비교과 계열은 교과 계열과 달리 지역 교육지원청에 장학사가 배치되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교육지원청은 지역 내에서 발생한 문제를 자문하고 교육 현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도내 비교과 교사들은 한목소리로 “25개 교육지원청과 2426개 학교에 대한 정책과 사업을 수립할 수 있는 전문전형 장학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교육청 교원정책과 담당자는 “교육청 내 모든 부서의 근무 환경과 업무 실태를 파악해 상황에 맞는 장학사를 선발하고 있다”며 “향후 장학사 선발 시 교육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정창규 기자 kgcom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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