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인분당선 송도역 이름을 두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수구 옥련동 산 51-3에 있는 송도역에 '옥련'이 아닌 '송도'라는 지명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6일 인천 연수구에 따르면 송도역 이름은 수인분당선 1차 재개통이 이뤄진 2012년 정해졌다.
1995년 운행을 멈춘 수인선이 복선화 사업을 통해 재개통하는 과정에서 이름을 짓게 됐다.
폐선 당시 인천의 수인선 역은 '소래~남동~송도' 세 곳이었다. 소래·남동역사는 각 1994년·2008년 철거됐고, 송도역은 지금까지 남아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송도역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7년 수인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다. 송도(松島)는 당시 일본인들이 옥련동을 송도로 불럿고, 송도역이 같은 해 함께 조성된 송도유원지 가는 길에 있다는 이유로 붙여졌다.
송도역이 재개통될 무렵 송도라는 역 이름이 일제 잔재 논란에 휩싸이며 옥련역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던 이유다.
하지만 이후 송도국제도시가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인천을 대표하는 도시로 알려지면서 송도역 이름을 둘러싼 문제가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2년 전 송도국제도시로 이사 왔다는 A씨는 "다른 지역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 올 때 송도역이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줄 알고 잘못 내리는 경우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송도역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도역 개통 이후 1960년 자리 잡은 옥련동 송도역전시장 상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송도역과 송도역전시장 역사만 봐도 송도라는 지명은 옥련동이 먼저다"며 "송도는 우리의 정체성이다. 이름을 빼앗는 건 우리의 정체성도 빼앗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역명을 개선하는 건 가능하다"면서도 "먼저 지역 주민 의견 수렴과 지자체 지명위원회 심의부터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역명을 바꾸는 건 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민들의 의견이 나뉘는 이상 송도역의 이름을 바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