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원인은 ‘노후 하수관’…소잃고 외양간 고칠 돈도 마음도 없는 인천시

2022.08.10 17:09:12 인천 1면

인천시 “기록적인 폭우가 이번 피해의 원인, 예산도 태부족“
몇 년 주기로 폭우 오면 원도심 잠겨…대부분 노후 하수관로

 

인천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차도가 물에 잠기고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시간당 50~100㎜의 비가 내렸는데 인천 하수관로의 강수 방어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기후변화로 비 피해가 더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시는 손 놓고 하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10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전체 하수관로 길이는 5843㎞다. 이 중 20년 경과한 노후 하수관로가 전체 관로의 3237㎞(55.6%)다.

 

시는 2010년도 하수도 기본계획에 따라 20년마다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강우량 시간당 77㎜를 버틸 수 있는 하수관로를 매설했다.

 

2015년도에 하수도 기본계획을 변경해 하수관로를 30년마다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강우량 시간당 82㎜를 버틸 수 있는 관로로 바꾸는 공사를 일부 지역에서 진행했다.

 

문제는 원도심 지역에 교체 공사를 거의 하지 않아 대부분 20년 빈도의 하수관로가 매설돼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공사가 완료됐다 해도 이번 집중호우 피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시는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를 이번 피해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강후 강도가 예년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 피해는 몇 년 주기로 반복해왔다. 2010년 9월 21일에도 인천에 175.5㎜의 비가 내려 건물 5237채가 물에 잠겼다. 이후 2017년 8월 7일에도 시간당 최대 80∼90㎜의 폭우가 내려 건물들이 비에 잠겼다.

 

결국 돈이 문제다.

 

하수도특별회계 예산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하수특별회계는 연간 2533억 원이다. 당기 순손실은 2019년 294억 7000만 원, 2020년 504억 1000만 원으로 해가 지날수록 불어나고 있다.

 

신규 사업은 ‘언감생심’인데다 하수관로 교체·보수 등에 투입되는 예산마저 10~20%밖에 되지 않는다.

 

하수관로 보수 비용은 1㎞ 당 10~20억 원 꼴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사업비의 20%뿐이다.

 

80%는 시비와 군·구비로 감당해야 한다. 하수관로 보수가 시급한 곳은 원도심이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아 사업비를 감당할 수 없는 처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수관로 교체는 차일피일 늦춰져 폭우로 인한 피해는 늘고 구제비용까지 따로 들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50년 빈도 강우량을 감당할 수 있는 하수관로 매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군·구와 사업을 같이 해야 할뿐더러 예산도 적어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소영 기자 ]

박소영 기자 offthewal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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