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대의 미디어 산책] 예능 20년

2022.08.11 06:00:00 13면

 

우리 과 학생들은 한 학년의 반 정도가 PD를 꿈꾼다. 기자는 1-2명 정도. 10년 전에는 기자 희망자가 PD 희망자의 1/3 은 됐었다. PD를 꿈꾸는 학생의 대부분은 예능을 희망하고 시사교양 PD는 가물에 콩 나듯 한다. 가히 예능의 시대다. 방송사 입장도 마찬가지다. 교양 다큐는 젊은 시청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드라마는 주연배우와 작가 비용 등 올라간 제작비를 회수하기가 쉽지 않은 광고 상황이다. 그에 비해 예능은 포맷이 구성되어 인지도와 호응을 얻게 되면 방송사에 안정적인 시청률과 수익을 보장하는 장르다. 제작비도 드라마보다 많이 저렴하다. 

 

너무나 의심 없이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만 우리나라 방송계와 시청자 입에 예능이란 말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20년이 채 안된다. 90년대 일본에서는 우리 식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예능이라 불렀다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되었고 그 이후 들어온 신조어가 예능이다. 이 말이 생명력을 얻어 2005, 6년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하였고 방송사 직제가 바뀔 정도로 정착되었다.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 변천사를 보면 방송의 발전과정이 압축되어 보인다. 프로그램을 출연자에게 맡겨 실제상황으로 구성하는 리얼버라이어티가 등장하였고 2006년 MBC에서 시작한 “무한도전”이 그 시작이다. 2010년대는 예능 프로그램의 백화제방 시대다. 창의적 포맷이 기획, 방송되었고 상당수의 프로그램은 수출까지 되었다. M-Net에서 시작된 슈퍼스타 K시리즈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다수 등장하였다. 음악 프로그램은 “불후의명곡”, “나는가수다”, ”복면가왕” 등 다양한 포맷으로 진화하였고 “복면가왕”은 미국에 수출되어 폭스 TV에서 “The Mask Singer”로 방송되었다. 전 세계 50개국에 수출, 깐에서 개최된 국제 포맷 어워드에서 아시아권 국가 최초로 대상을 수상하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관찰 예능이다. “아빠어디가”등의 가족 관찰 예능, “도시어부”,”강철부대”등의 리얼체험관찰예능, “나 혼자 산다”, “전지적참견시점”, 등의 셀럽 관찰 예능 등으로 구별된다. 뇌섹남이란 말을 유행시킨 두되예능, “비정성회담” 등의 외국인 예능도 글로벌화된 사회상을 반영하여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최근에는 체육 예능이 예능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예능은 장르 콜라보 추세다. 예능의 다양화에는 TVN과 JTBC의 기여가 컸다. “삼시세끼” 시리즈, “윤식당”, “꽃보다할배”, “신서유기”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 20여 년간 교양 프로그램은 답보되어 있는 반면 예능 프로그램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여 한국이 콘텐츠 강국으로 거듭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예능이란 장르는 활성화된 연애세포를 가지고 있어 결합력이 강하다. 다양한 세부 장르와의 결합을 통하여 기발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 관찰 예능, 여행 예능, 먹방, 체육 예능 등 재미있어 보이는 모든 것에 달라붙는다. 최근 20년 한국 프로그램의 발전은 예능의 발전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아쉬운 것은 연예인 중심의 셀럽 예능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제작자 입장에서 시청률을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을 것이지만 보기 나름으론 지쳐가는 시청자도 있다는 점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대중문화의 첨단 코드가 녹아있는 게 예능이다. 사회의 가장 핫한 트렌드를 반영하는 게 예능이다. 예능은 장르의 무한 결합을 꾀하는 포식자다.

김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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