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기간이라 평소보다 물량이 30~40% 늘어 근로시간도 3시간 늘었는데, 태풍까지 겹치니 배송하다 대형 교통사고를 겪을까 걱정이 커요.”
수원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는 이민상(53) 씨는 역대급 규모의 태풍 ‘힌남노’가 북상한다는 소식에 이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추석을 앞두고 배송 물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이번 태풍의 소식은 택배 기사들에게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추석 연휴 대목을 맞아 평소보다 30~40% 물량이 늘어나 업무도 과중됐지만, 정시 배송을 위해 폭우를 내달려야 하기에 사고의 위험성도 크기 때문이다.
시흥에서 택배기사로 일을 하고 있는 A(44) 씨는 "과로로 인해 졸음운전에 쉽게 노출돼 접촉사고 위험도 높아졌다"라면서 "물건을 고객들 집 앞에 운반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져 다치기도 쉽지만 노동자들이 (다쳐도) 일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많은 비로 인한 택배 물품 파손 우려도 택배기사들의 표정을 어둡게 하고 있다.
택배 물품이 비에 젖거나 파손됐을 때 수령인이 택배기사에게 배상을 요구해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A(44) 씨는 택배사 분류 작업장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며 "비가 내리면 빗물이 강풍과 함께 들이닥쳐 물품과 택배노동자들이 비에 젖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품이 비에 젖어 손상돼 회사와 노동자·대리점 간 책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힌남노로 택배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 및 택배사에 집하·하차 등 업무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기상청은 6일까지 전국에 100~300밀리미터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 경기신문 = 임석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