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리라

2022.09.13 06:00:00 13면

 

마치 항해사가 그 배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 연안의 광경을 안내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그것이 그의 눈에 보일 때, 이를테면 강을 지나갈 때뿐이며, 대양을 항해할 때는 나침반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듯, 종교인들도 일상생활에서는 외면적인 목적에 따라 행동해도 되지만, 보편타당한 인생의 의의를 탐구할 때는, 어김없이 경고하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야 한다. (표도르 스트라호프)

 

사욕을 떠난 행위를 할 때마다 우리가 느끼는 만족감은, 그 행위가 다른 사람의 모습 속에 자기 자신의 존재가 들어있음을 단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생기는 감정이며, 그 때문에 또한 우리의 진정한 ‘나’는 단순히 우리의 자아, 즉 고립된 자기 몸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것 안에 존재함을 인정한 것이 옳았음을 뒷받침해 준다.


이기주의자는 적대적인 타자들 사이에 있는 고독한 자신을 느끼고, 오로지 자기 한 사람의 행복을 바라게 된다. 선량한 사람은 우애로 가득한 존재들의 세계에서 살며, 그 모든 존재의 행복이 그 자신의 행복이 된다. (쇼펜하우어)

 

육체를 위해 사는 사람은 사변적, 또는 감성적인 생활의 복잡한 미로에서 길을 잃는 수가 있지만, 영혼은 언제나 정확하게 진리를 알고 있다. (류시 말로리)

 

헤라클레이토스는 “똑같은 강물에서 두 번 목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는 말하고 싶다. “똑같은 풍경을 두 번 볼 수 없다”고, 왜냐하면 보는 자도 보이는 풍경도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으로서의 예지는 ‘세상의 일반적인 환상을 좇으면서 그것에 속지 않는 데 있다.’
나는 ‘이성은 모든 물질적인 것이 꿈속의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식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상적인 꿈의 세계에서 우리를 데리고 나오는 것은 오직 의무의 감정과 도덕적 요구이다. ‘양심’만이 우리를 미망의 세계에서 해방한다. 그것은 안일과 무위의 안개와 아편의 환각과 방관자적인 무관심을 사라지게 한다. 양심이야말로 우리 속에 인간적인 책임의식을 자각시키는 것이다.


양심, 그것은 자명종 시계이고, 유령을 몰아내는 수탉의 외침이며, 사람들을 거짓 천국에서 내쫓는 칼로 무장한 대천사이다.

 

육욕은 양심보다 강하고 그 목소리도 더욱 높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외침은 양심이 말하는 외침과는 전혀 다르다. 그 외침에는 양심의 목소리가 지닌 힘이 있다. 그것은 이겨서 의기양양할 때도 양심의 조용하고 깊고 위압하는듯한 목소리 앞에서는 역시 겁을 먹는다. (채닝)

 

양심의 소리는, 언제나 그것이 야욕을 떠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없으며, 그러면서도 매우 아름답고, 우리의 노력에 의해서만 얻을 수 있는 무언가를 늘 요구한다는 점에서 다른 모든 심적 동기와 구별되고 있다.


그 점에서 양심의 소리는 자주 그것과 혼동되는 명예욕과는 구별된다.

 

인격은 선악의 두 언덕을 치며 물살을 일으켜 흘러나가는 정신의 흐름이다. 물이 언덕은 아니요, 인격이 선악도 아니다. 그러나 흐름은 두 언덕을 쳐서만 있는 것이요, 인격의 발전은 선악의 싸움을 해서만 있다.


선이 무언가? 인격의 자유로운 발전이요, 악이 무언가? 그 자유를 방해하는 것밖에 다른 것 아니다. 사람은 악과 맞서고, 뻗대고, 걸러내고, 밀고 나가야만 사람이다. (함석헌)/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조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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