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약 13년 만에 7%대 대출 금리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대에서 굳어지는 분위기인데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까지 7%에 바짝 다가섰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대출금리가 8%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21040/art_16648693104906_c58b18.jpg)
고금리 기조 속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9개월 연속 뒷걸음치고 정기 예·적금엔 불과 한 달 새 30조 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리는 등 ‘역(逆) 머니무브(자금이동)’ 흐름도 빨라졌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는 내리고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 조정에 분주하다.
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인 ‘WON 플러스 예금’의 최고 금리는 4.50%다. 이는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들의 금리까지 넘어선 수준이다. 이외 지난달 20일부터 21개 정기예금을 최대 0.68%포인트 올렸다.
하나은행도 8개 정기예금 등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4.15%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까지 3.6%였다.
신한은행은 최근 상품별 가입 기간에 따라 거치식 예금은 최대 0.25%~0.6%포인트 올렸다. 4일 기준 신한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인 ‘쏠 편한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 최고 금리도 4.35%포인트 인상됐다.
KB국민은행도 정기예금 16종의 금리를 인상했다. 3%대 중반이었던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도 현재 4.23%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표=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예금상품금리비교 캡쳐)](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21040/art_16648716023076_eff1b9.jpg)
이는 최근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경고와 금리 공시 의무화 이후 은행권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올리고 대출 금리는 내려 예대금리차가 상당폭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의 예·적금 최고 금리가 이미 4%대에 이른 만큼, 이런 시중 자금의 ‘은행 회귀’ 현상은 갈수록 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9월 기준 797조 1181억 원으로, 8월 말(768조 5433억 원) 이후 약 한 달간 28조 5747억 원이나 불었다.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도 등장했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4일부터 신규 신청 고객에 대해 자사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 인하한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의 금리를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연 0.77%포인트 인하했다.
은행권이 신속히 예금금리를 올리고 대출금리를 내리는 데는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예·적금 금리 오름세도 계속될 것이다”며 “예금으로의 자금 이동도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로 은행들이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한국은행이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별 자금 이동 격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